발신자 매드 픽션 클럽
카린 포숨 지음, 최필원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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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으로 던지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그 장난에 '의도'가 포함된다면 실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다. 당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그것은 결코 장난이 될 수도 없고, 어떻게 보면 앞으로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커다란 문제이자 인생의 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유럽 스릴러의 대가인 요 네스뵈가 극찬한 진정한 거장인 카린 포숨의 신작인 『발신자』가 바로 그러하다. 이야기의 시작은 평화롭고 행복하다 못해 완벽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한 주택단지에서 일어난다.

 

릴리는 아기 마르그레테를 집 뒤편의 단풍나무 아래 유모차에 눕혀두고 저녁을 준비한다. 그리고 남편인 카르스텐이 돌아오자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데 이후 그 존재를 잊어버린 아기가 생각나 유모차로 가고 바로 그 순간 완벽했던 릴리와 카르스텐의 결혼생활이 완전히 그 반대로 변해버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아기가 피범벅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충격 속에서 두 사람은 아이를 병원으로 옮기고 공격을 받아 피를 흘렸을 것이라 생각했던 아이는 멀쩡했고 그 피는 아이의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이 일은 그 지역을 발칵 뒤집게 되고 세예르와 스카레가 사건을 맞게 된다.

 

그리고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 온 세예르는 범인으로 추정되는 한 사람으로부터 '지옥은 이제부터다.'라는 내용의 엽서를 받게 된다.

 

마르그레테 사건이 있은 후 이제는 신문에 구닐라 뫼르크의 거짓 부고가 실리고, 이어서 스베레 스카르닝의 양 한 마리에 누군가가 페인트를 뿌린 사건이 발생한데 세예르와 스카레는 이들 사건의 공통점을 발견하려 애쓰고 이어서 루게릭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헬게 란드마르크가 죽었다면서 장례사가 장의차를 가져오는 사건이 발생하고 에벨륀 몰드는 자신의 딸인 프란세스가 교통사고를 당해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병원에 찾아오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모든 일들은 누군가가 만들어낸 가짜였고, 범인은 신문 등에 실린 기사를 통해서 조금은 특별해 보이는 인물들을 조사해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인 것이다. 게다가 이들이 이러한 일을 겪을 때 범인은 버젓이 그곳에 나타나 이들의 모습을 생생히 목격한 것이 밝혀지고 어린 소년이라는 것과 모페드라는 모터 달린 자전거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렇게 곳곳에서 황당한 일이 발생하는 가운데 이제껏 일어난 일과는 확연히 다른, 이전까지가 그저 장난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심각한 범죄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트레킹을 떠났던 어린 아이가 한 무리의 개에 공격 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은 수사를 통해서 이 모든 사건의 범인이 누군지를 밝혀내는데...

 

이야기는 이처럼 황당하고 끔찍한 사건의 발생과 함께 초반부터 범죄라고 밝혀져 있는 요뉘 베스코브의 불우하고 안타까운 가정환경이 그려진다. 모든 아이들이 사랑받고 크진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요뉘가 어떻게 해서, 왜 이러한 일들을 저질렀는지를 보여준다(그렇다고 해서 범죄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용은 요뉘의 체포로 끝이나는것 같지만 세예르는 자신의 손자의 조언으로 요뉘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조사를 받던 요뉘가 죽은 채 발견되면서 모든 사건들이 미궁에 빠진 채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듯 하다. 그러나 마지막 반 장 정도에 적힌 에필로그는 또다른 반전을 선사함으로써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을 보이면 끝이 난다.

 

책을 다 읽고 난 느낌은 초반에 등장한 '지옥은 이제부터다.'라는 말이 어쩌면 요뉘가 앞으로 사건을 일으킬 것이란 선전포고인 동시에 그 사건들로 인해서 피해자들이 겪게 되는 고통의 시작이 곧 지옥 같아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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