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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의 저자인 에쿠니 가오리는 역시나 일본의 여성 작가인 마스다
미리처럼 일본과 우리나라 20~30대 여성들로부터 많은 공감과 사랑을 받는 작가가 아닐까 싶다. 그 표현도구는 다르지만 책 속에 담긴 인생에
대한 이야기는 두 작가의 작품에 몰입하게 만든다.
이 책은 일본의 여성 월간지인 『슈프르(SPUR)』에 4년 넘게 연재되었던 글을 책으로 묶어
낸 것인데 페이지 수가 무려 600페이지에 이를 정도로 장편소설임을 알 수 있다. 상당히 많은 페이지를 통해서 과연 에쿠니 가오리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에쿠니 가오리는 이 책에서 어떻게 보면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반대로
생각하면 세상에서 가장 알기 힘들고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인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무려 3대에 걸쳐서 약 100년 동안의 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마치 책속의 가족들에 대한 족보를 보는것 같기도 하고 그 가족사이기도 할 것이다.
다소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이 가족은 러시아인 할머니에서부터 이모와 삼촌이 모두 한
집에 사는 실로 보기 드문 대가족이다. 또한 이 가족의 아이들 중에서는 아버지가 다르거나 어머니가 다르기도 한 복잡한 구성을 보인다. 이들의
평범한듯 제각각의 사연을 가진 이야기는 1982년 가을에서부터 시작해 2006년 늦가을까지 이어진다.
이 주인공 가족들은 도쿄의 가미야초에서 다이쇼 시대에 지어진 서양식의 대저택에서 살고 있으며
야나기시마 일가이다. 할아버지는 무역 회사를 경영했고 할머니는 러시아인이며 그 아래로 여러 가족구성원이 함께 살고 있는데 1세대인 조부모님을
기반으로 하면서 2세대의 기쿠노, 유리, 기리노스케의 이야기가 나오며 끝으로 네 명의 형제들이자 후손인 3세대의 이야기가 나온다.
각 세대별, 그 세대 속의 인물별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이는 시대는 물론 장소도 달라지고
화자까지도 바뀌는 구성으로 각각의 이야기를 통해서 독자들은 야나기시마 일가에 얽힌 가족사를 차츰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실로 방대한 분량이다. 하지만 3세대에 걸쳐서 100년 가까운 가족사를 이야기 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넘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고 에쿠니 가오리가 풀어내는 언뜻 보면 평범하고 행복해 보이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다지 멀지
않은 바로 우리네 가족사를 읽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