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인적인 독자인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은 컬러링북과 필사이다. 특히 필사의 경우엔
필사노트가 따로 판매되고 있고 필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시나 소설, 그 어떤 것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매력이 있겠다.
더욱이 어린시절 'ㄱ', 'ㄴ'부터 시작해 교과서의 글씨를 베껴쓰기를 하면서 글씨를
예쁘게 써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베껴쓰기의 또다른 말이기도 한 필사(筆寫) 역시도 깔끔한
글씨로 쓰다보면 마음을 정화(淨化)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시(詩)를 필사 한다는 것은 시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먹고 살기 바쁘고 하루 하루 견디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요즘 태평하게, 팔자 좋게 시나
읽고 있을 시간이 있나 아예 책이라는 걸 읽기도 힘들어 보여서 필사는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시를 읽을 수 있기를 『내가 시가 된다는 것』의 저자는 바라는것 같다. 시가
우리에게 밥 먹여주지는 않는다. 돈을 벌어다주지도 않는다.(물론 시를 쓰는 시인은 다르겠지만) 생존을 위해서 오늘도 싸우고 불의를 행하고
후회하고 분노하지만 슬프고 외롭고 힘겹고 그리운 마음이 가시지 않는 우리에게 시는 위로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현실은 제로지만 저자는 시(詩)가 역설적이게도 무력해서 위대하다고 말한다.
'시는 힘든 인생을 대신해 비명을 질러주고, 외로운 마음을 대신해 울어주며, 쓰라린 절망감을
대신해 넘어져 준다. 고달프고 쓸쓸한 인생을 위해 대신 비명을 질러주고, 대신 울어주고, 대신 넘어져 주는 게
시(p.12)' 라는 것이다.
저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말하고 있긴 하지만 이런 것이 바로 문학의 힘이자 그 중 하나인
시이기에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시가 된다는 것』에는 총 100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각각 성찰의 시,
사랑의 시, 깨달음의 시, 위로의 시, 허연의 시로 분류되어 있고 동서고금을 망라하는 시인들의 시가 소개된다. 짧게는 몇 줄의 시에서 길게는 몇
페이지의 시까지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지는 시인과 시를 만나게 된다.
책의 구성을 보면 시가 왼쪽 페이지가 쓰여 있고 필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은 오른쪽 페이지에
있다. 단순한 여백이 아니라 선이 있거나 엹은 색으로 밑그림이 그려져 있기도 해서 밋밋함을 덜어준다. 또한 최근 들어서 시집을 읽었었는데 이
책의 경우엔 익숙한 시들보다는 좀더 낯선 시들이여서 보다 많은 시를 읽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