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내용과 인물의 관계도를 너무 꼬아놓은 경우가 다반사이고 첫 편과 마지막 편만 보면 해결이 될
정도로 중간 단계가 너무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관심을 갖게 된 경우는 바로 대본집이다. 출연자와 관계자가 보는 그 대본집을 독자들에게 판매하는 경우가 종종 생겨나는데 2권
정도에 드라마 전체를 담아내니 끊기지 않고 볼 수 있고 그 상황을 상상하게 되어 어색한 연기로 인해 몰입을 방해하는 것보다 더 좋은것
같아서이다.
그런 흐름에서 읽게 된 책이 바로 드라마『괜찮아, 사랑이야』이다. 이 책은 그 특유의 명대사로 매니아층을 형성한 노희경 작가의 첫
로맨틱코미디인 동시에 조인성, 공효진이라는 두 인기 배우가 만나 '괜찮아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드라마의 원작 소설인데 전반적인 흐름이나 등장인물
설정, 결말은 드라마와 동일한 것 같다.
남자 주인공 장재열은 특유의 장르로 베스트셀러를 다수 출간한 인기 작가로 각종 방송에도 출연하며 라디오 DJ도 겸하고 있다. 인기있고
화려한 삶을 살며 수시로 여자를 바꾸는 바람둥이로 알려져 있지만 그에게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어린 시절의 악몽 같은 짐이 있다.
여자 주인공인 정신과 의사 지해수는 어린 시절 사고로 몸이 불편해지고 어린아이의 지능을 갖게 된 아버지를 두고 엄마가 아버지의 친구와
불륜을 저지르는 모습을 본 뒤로 사랑을 믿지 못하고 남자와의 스킨쉽을 하려하면 몸이 즉각적으로 이상 반응을 보이는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
이 두 사람이 해수의 남자친구인 PD 최호가 제작하는 방송에 해수의 선배이자 환자를 진심으로 생각하며 그들의 아픔에 마음을 기울이는 정신과
의사 동민의 부탁으로 대타로 토론 방송에 출연하게 되고 여기에서 재열과 껄끄러운 첫 만남을 갖게 된다.
게다가 해수가 방송국에 오기 전 재열은 스튜디오를 찾다 최호 PD가 어떤 여자와 애정행각을 벌이는 모습을 목격하고 방송에서 서로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재열의 책 출판을 기념해 마련된 클럽에서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되지만 해수의 환자가 난동을 부리면서 두 사람은 다시 엮기게
되는데...
어린시절 의붓아버지와 형으로부터 심각한 폭력을 당한 재열은 오로지 화장실에서만 편안한 잠을 잘 수 있고 최근 연인이였던 풀잎의 표절과
매니저인 태용의 관계로 인해 다시금 상처를 받게 된다. 결국 두 달 정도 머물며 집필할 장소가 필요했고 이에 동민과 그의 환자 수광, 해수가
홈메이트로 있는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이렇듯 소설은 어린 시절 받은 충격적인 상처로 인해 어른이 된 현재에도 그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두 사람이 서로를 통해서 그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이야기 초반부터 등장하지만 그 존재가 의문스러웠던 강우라는 학생이 재열이 그 당시의 충격으로 만들어진 또다른 자아라는 것이 밝혀지고 재열의
형이자 의붓아버지를 살해해 20대를 감옥에서 보낸 재범의 관계, 해수와 어머니의 관계 회복, 그리고 이어지는 재열과 해수의 이별과 재회에
이르기까지, 드라마를 보진 못했지만 소설도 충분히 빠른 전개를 통해 독자들에게 몰입과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