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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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는 『오베라는 남자』로 많은 사랑을 방은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이다. 전작에서는 겉으로 봤을 때는 59세의 오베라는 남자를 통해서 웃음을 선사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그보다는 깊은 감동을 담아낸다.

 

한 공동주택에 맨 위층에 나란히 자리한 할머니 집과 아빠와 이혼한 엄마집. 엄마는 파트너인 예오리와 함께 살고 있고 현재 둘 사이의 아이인 반쪽이를 임신 중이다. 아빠는 또다른 가족을 꾸려 살고 있고 엘사는 주기적으로 그곳을 오간다.

 

일곱 살 소녀인 엘사의 주변 사람들은 엘사와 일흔일곱살의 할머니를 이상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어른들의 말에 고분고분 하지도 않고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해 괴롭힘을 당하지만 이를 이야기하지 못하는 엘사를 이해해주는 이는 모두가 별나다고 생각하는 외할머니 뿐이다.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가 그 병원의 보스이기도 한 엄마를 피해 또 도망쳐 나왔다. 그러다 엘사와 할머니는 경찰서에 잡혀가는데 이런 일이 이미 한 두번이 아니다. 이에 주변은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만 할머니가 진짜 이렇게 한 이유는 엘사가 좋아하는 그린핀도르 목도리를 엘사를 미워하는 학교의 상급생들이 찢어서 변기 속에 버렸기 때문이다.

 

불행한 기억은 좋고 즐거운 기억으로 덮으면 된다는 할머니는 엘사가 아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다는 사실을 안다. 그 또래답지 않은 진지하고 깊은 모습이 아마도 아이들과 선생님의 눈에는 조금은 이상하거나 어딘가 모자라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괴롭힐 권리는 없지만.

 

아무튼 이런 일들 이외에도 부모가 이혼하고 겪었던 혼란을 없애주기 위해 할머니는 가상의 나라를 만들어 들려주면서 그곳을 이겨내는 모습을 엘사로 하여금 상상하게 해주기도 했다. 모두가 자신의 일을 생각하는 가운데 엘사에게 있어서 할머니는 진정으로 슈퍼 히어로였던 셈이다.

 

그런 할머니가 암으로 죽게 되고 그 고통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엘사의 모습을 보면서 진정으로 그녀에겐 슈퍼 히어로가 필요한 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런 순간을 위해 할머니는 그동안 괴짜에다 때로는 정신이 이상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모습으로 엘사를 단단히 키워낸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야기는 이처럼 초반 엘사와 할머니의 엉뚱한 일들과 할머니의 죽음 이후 엘사와 주변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들, 엘사가 조금은 더 다른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모습 등이 그려진다.

 

이러한 본격적인 이야기들은 할머니가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고 엘사에게 아주 특별한 임무를 선사하는데 그것은 바로 할머니가 남긴 편지를 배달하는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그 일이 엘사를 변화시키고 이내 주변을 변화시킨다. 결국 편지를 돌고 돌아 자신에게 오고 그속에서 할머니가 진심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적혀 있다.

 

온통 틀린 철자 속에서도 진정으로 엘사를 생각하는 마음이 감출 수 없어 더 크게 와 닿았던, 그래서 한편으로는 애잔한 마음이 느껴졌던 책이다. 초반의 유쾌함이 그려지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그보다는 갈등과 화해의 이야기를 통한 감동이 더 크게 와닿았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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