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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우체국 - 황경신의 한뼘이야기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2월
평점 :

황경신 작가의 책은 기억하기론 최근에 읽은 『국경의 도서관』이 처음이였다. 그때도 상당히
독특하면서 재미있는 내용의 책이라는 생각을 했었고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황경신 작가의 글을 더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는데 다시금 『초콜릿
우체국』이라는 새로운 책을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난 다음에 든 생각이란 '집에 『밤 열한 시』가
있는데!'라는 것이였다. 조만간 읽어야 겠다. 그만큼 내겐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선사하는 새로운 작가를 만나게 된것 같아 기쁜 순간이였다.
『초콜릿 우체국』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사계절의 색깔로 나누어져 있는 총 38개의
True stories & Innocent Lies를 읽을 수 있다. 다른 작품에 존재하는 이야기, 신화같은 이야기, 때로는 살짝
미스터리하면서도 슬픈 이야기 등이 가득 담겨져 있어서 각각의 짧은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이야기「스케이트를 타고 싶은 코끼리」는 어느 날 스케이트를 타고 싶다고 말한 코끼리의
작은 소원을 다른 동물들과 한 인간이 모두 힘을 합쳐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불가능할지도 모를 그 일을 코끼리를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면서 마음이 훈훈해지는 이야기다.
「콤스크로 가는 기차」는 묘한 여운이 남는 이야기로 '나'가 '그'에게 「콤스크로 가는
기차」라는 단편소설을 들려준다. 평생의 소원이 콤스크로 가는 것이였던 남자가 결혼 후 아내와 전재산을 투자해 달랑 기차표 두 장만 들고 콤스크로
가던 중 일어난 이야기다.
「거기 아무도 없어요」는 오랜 시간 진열되어 있는 '나'의 이야기로 점차 자신의 존재가
무엇인지가 밝혀지는데 시를 쓰는 그를 만나 십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했지만 지금 홀로 남게 된 이야기가 씁쓸하게 느껴진다.
「DOLL'S BAR」는 상당히 기묘한 분위기의 이야기로 우연히 알게 된 DOLL'S BAR에
얽힌 이야기다. 주인으로부터 버려진 인형들이 어디로 가는 것인가를 색다른 시선에서 풀어낸 한편으로는 오싹하지만 한편으로는 쓸쓸한 분위기의
이야기다.
「수수께끼를 풀든지 목숨을 내놓든지」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와 관련해서 오디이푸스, 피라미드,
외계인, 파라오, 또다시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로 이어지는 흥미로운 이야기다.「세상의 종말을 맞은 사과나무」는 지구에 종말이 온다면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에서 모티브를 얻어 그 사과나무의 존재 이유를 들려준다.
「무엇이든 사라지고 나타나는 마을」은 제목 그대로 '무엇이든 사라지고 나타나는 마을'로
열흘이라는 휴가를 얻어 그곳에서 온 잉크를 사러 가게 된, 인간들의 시간을 관리하는 시간 관리자인 비오 양의 이야기다. 언제든, 어느 순간이든
사라져버린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이 마을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과 사물의 소중함을 이야기 한다.
이 책의 표제작인「초콜릿 우체국」은 말 그대로 초콜릿 가게이나 우체국 같기도 하고 우체국이나
초콜릿을 팔기도 하는 것 같은 '초콜릿 우체국'을 우연히 발견한 '나'가 이곳에 들러 주인의 권유대로 몇 년 전 누군가에게로 초콜릿을 보내게
된다는 이야기다. 마친 일장춘몽 같은 이야기인데 그 끝이 묘하게도 쓸쓸하고 또 한편으로는 아련함을 자아낸다.
하나같이 독특하고 흥미롭다. 때로는 환상적이면서도 미스터리하고, 우화 같은 분위기의 글이
있는가 하면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38개의 이야기 모두 제각각이지만 전체적으로 오묘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여서『국경의
도서관』을 재미있게 읽은 독자들은 이 책 역시도 만족스러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