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낯설게
이힘찬 지음 / 경향미디어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진가가 아니여도 그에 못지 않은 좋은 카메라로 일상을 담아내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아마도 여러 종류의 SNS가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사진이 그 어느 때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어서가 아닐까 싶다. 한편으로는 카메라가 없더라도 휴대전화 속 카메라만으로도 기록으로 남기기에 어렵지 않다.

 

그중에서도 여행 이야기를 사진으로 담아낸 경우에는 아무래도 더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그건 아마도 여행이라는 것이 특별한 이들이기에 가능한 일상적이지 않은 행위이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이 많아야 한다거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거나 아니면 여행과 관련해서 다른 능력이 있기에 떠날 수 있는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데 여행 역시도 왠지 일상으로부터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더 가치있게 느껴진다.

 

그러나 『오늘 하루, 낯설게』의 저자는 그와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된다는, 지금 이 순간 어떤 책을 읽는 그 자체가 여행일 수 있다는 다소 의아하면서도 신선한 충격과도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생각의 전환을 통해서 매일 같이 지나치는 공원처럼, 내 주변에 늘상 존재하는 곳들도 내가 마음을 여는 순간 여행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카메라든 핸드폰이든 반드시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것 한 가지는 챙기자고 말한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자신의 꿈을 쫓기에는 당장 시험 준비를 하기가 어려웠던 고등학교 3년 시절, 어쩌면 현실에 타협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자신이 품었던 꿈을 향해 돌아서고 평소에는 카페에서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한 주의 하루나 이틀 정도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그렇게 마주한 세상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그 세상을 글로 옮기길 4개월 만에 기여코 저자는 원하는 대학교, 원하는 과에 편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4개월만에 성과를 본 것에 대한 자기 자랑이 아니라 가장 순수한 목적과 방법으로 걷고 담아낸 4개월의 과정과 기록이 바로 여행이였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렇듯『오늘 하루, 낯설게』에는 그 어떤 여행정보도 없고, 자기 만의 비밀 장소를 소개하는 것도 아니며 어쩜 그리도 여행에서도 그토록 특별한 인연과 경험이 생겨날까 싶은 생각이 들게 하지도 않는, 그저 평범하다면 평범한 그 누구의 발길이라도 닿을 수 있는 곳들에 대한 여행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고 싶은 대로, 느끼고 싶은 대로, 누리고 싶은 대로 그렇게 마음 편안히 걸었던 순간들, 그 순간들에서 만난 이야기를 우리는 읽을 수 있다. 그곳들은 선유도, 하늘공원, 남산, 이화동, 서울숲, 한강, 북촌 한옥마을, 고궁 등은 물론 카페와 우리 동네처럼 익숙하면서도 언제든지 낯설어서 설레는 하루를 선물해 줄 공간들이여서 평범한 오늘 하루도 낯설게 살아볼 수 있는 아주 쉬운 방법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