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도 인생도 내려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실패를 기회로 만드는 등산과 하산의 기술 아우름 10
엄홍길 지음 / 샘터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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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 인생도 내려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샘터에서 출간된 아우름 시리즈의 열 번째 책이다. ‘아우름’‘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를 담은 인문교양 시리즈를 의미한다고 하니 최근 화제의 인문학 강의가 책으로 만들어져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점을 감안하면 아우름 역시도 좋은 기획에서 출발한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10번의 시리즈를 맞이하기까지 그동안 만나 본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각각 동물행동학자, 영문학자이자 에세이스트, 교수, 전직 방송국 PD, 시인, 산악인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인사였는데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를 통해서 다음 세대에게 전하고픈 인생의 가치이기도 한 한 가지를 한 권의 책에 담아내고 있어서 아우름 시리즈가 계속해서 출간되기를 바란다.

 

이번 책에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악인이자 세계적인 기록을 남긴 엄홍길 대장이다. 그는 한국인으로서는 두 번째이자 인류 역사상으로는 9번째로 히말라야 8천 미터 14좌를 모두 등반한 주인공이자 2007년에는 세계 최초 히말라야 8천 미터 16좌를 완등하는 대기록을 달성한 분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이룩한 놀라운 등반와 완등을 기억하지만 지금의 그를 있게 하고 그가 진짜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열여덟 번의 실패라고 한다. 수 많은 좌절과 실패, 그 과정에서 소중한 대원이자 동료를 잃는 아픔까지 겪어야 했던 그다. 최근 이러한 엄홍길 대장과 대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영화배우 황정민과 정우의 주연으로 개봉되기도 했었다.

 

누군가에겐 좌절과 실패로 머물렀을수도 있지만 엄홍길 대장은 이러한 실패 덕분에 목표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이제는 엄홍길휴먼재단을 통해서 17좌를 등반하고 계신다.

 

『산도 인생도 내려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에서 엄홍길 대장은 등반을 함께하는 포터들의 모습을 통해서 인생이란 산과 같은 면모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엔 자신의 두 발로 걸어야 한다는. 한 발 한 발 오롯이 자신의 두 발로 걸어가야 하는 평범하지만 위대한 진리를 자연과 사람에게서 깨달은 것이다.

 

한 때 인터넷에서 발레리나 강수진과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인 박지성의 발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단순히 굳은 살이 박혀 있다고만 말할 수 없는 수많은 노력과 인내의 시간이 고스란히 느껴져 숭고함마저 느껴지는 그날의 느낌을 이 책에서 엄홍길 대장에게서 다시 한번 느낀다.

 

좌절과 실패를 넘어 발이 펴지지 않고 수술을 받고 동상으로 발가락이 썩어 들어가 한 마디를 잘라내고 피부이식을 하는 등의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 속에서도, 발 뒤꿈치 안 닿아 앞쪽으로만 올라감에도 불구하고 오른 산에서 깨달은 바를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따뜻한 방안에서 편안히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편안하게 읽어가는 그 깨달음을 결코 소홀히하지 말고 자신의 인생에서 겪게 되는 숱한 좌절과 실패도 이겨내고 인생의 정상에 오를 수 있는 힘으로 키워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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