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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마리아 못된 마돈나
박초초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12월
평점 :

『모던 마리아 못된 마돈나』라는 마치 언어유희 같은 제목이 인상적인 책이다. 모던걸은 직역하면
신여성이라는 말처럼 그 당시로써는 보기 힘든 서양식 옷차림과 헤어 등을 선보이며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거나 사회적으로 좋지 않게 보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모던걸'인 연혜와 보다 화려한 외모에 다소
자기중심적인 성격의 '못된걸'에렌이 등장한다. 여기에 그 당시이기에 존재했을 인물들도 등장하는데 일본인으로 조선에는 호의적인 자세를 취한
교이치, 시대의 흐름에 아랑곳하지 않고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유림의 가풍을 자신의 대까지 이은 유학자 영방 등이 있다.
연혜와 에렌 모두 어떻게 보면 '모던걸'로 분류될 신여성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못된걸'로도 불리던 근현대 신여성이 지닌 이중적인 잣대를 여실히 보여주는데 책에서는 위의 네 남녀의 이야기가 주로 등장하면서 주변인물들도
하나같이 개성적인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근대의 경성과 영광, 평양, 옥천, 부산, 도쿄와 중국의 봉천과 만주국의 수도인 신경,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를 넘나드는 가히 블록버스터급 이야기가 펼쳐져 그 당시를 배경을 잘 담아내고 있다.
상당히 흥미로운 점은 이혜련과 에렌이 동일인물이라는 것이 모던걸 혜련은 무명배우로 활동하면서
카페에서는 카페걸 에렌으로 활동하면서 유명세를 꿈꾼다. 여기에 교이치라는 일본인은 한 여인을 찾기 위해 총독부 문관으로 경성에 온다.
교이치는 카페 가디스에서 자신이 찾던 조선 여인을 만나지만 그녀는 연혜가 아닌 에렌이다.
그리고 두 사람이 동일인물인지 의아해하는 동시에 그녀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 한다.
교이치와 대치되는 인물이 아마도 오영방이라는 유학자일 것이다. 유학자였던 집안의 인연으로
일제시대에 이름이 바뀐 성균관(경학원)의 명륜학원에서 강사로 일한다. 그리고 오영방 앞에 조교로 연혜가 나타나고 영방은 물론 다른 사람들도
그녀에 대해 흥미를 느끼게 된다.
혜련과 에렌이라는 두 사람의 인생을 오가며 살아가는 그녀에게 각기 다른 처지의 오영방과
교이치라는 인물이 등장하고 이 두 남자는 한 조선 여인을 두고 경합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협력자가 되어 그녀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려 한다.
그러다 나중에는 서로 한 연인을 차지 하기 위해 애쓰다 결국 결혼에 이르는데...
혜련과 에렌이라는 각기 다른 인물에 각각의 남편이라니 이 무슨 해괴망측한 일인가 싶다.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이였지만 이는 필연적으로 모두에게 그 반대의 결과를 가져다 준다.
모던걸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지만 이런 식의 이야기는 처음이다. 분명
독특한 설정이여서 흥미롭다는 점에서는 확실히 신선했던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