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팽창 스토리 살롱 Story Salon 3
구보 미스미 지음, 권남희 옮김 / 레드박스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밤의 팽창』은 세 명의 주인공을 둘러싼, 그들의 사랑과 심리를 묘사하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는 쇠퇴해가는 상점가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게이스케와 동생 유타, 유타와는 동창이자 게이스케와 결혼을 앞두고 함께 살고 있는 미히로.

 

미히로의 어머니는 그녀가 어렸을 때 아버지와 그녀를 두고 시범 판매를 하는 연하의 남자를 따라 집을 나갔다가 마치 간밤에 자고 일어났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집으로 돌아온 인물로 이 일로 인해 미히로는 상점가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이 때 또래의 리더격이자 잘생기고 똑똑했던 게이스케가 그녀를 도와주게 된다.

 

이후 게이스케의 고백으로 두 사람은 연애를 하고 게이스케 아버지의 죽음으로 결혼이 미뤄진 상태인데 나날이 바쁜 게이스케와의 사이에서 관계를 바라지만 그는 이를 모른채 하고 결국 미히로는 유타를 찾아간다.「어쩔 도리가 없다

 

책에서는 총 6편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마치 연작처럼 쓰여져 있고, 세 명이 화자가 되어 진행되는데 「어쩔 도리가 없다」는 미히로의 입장인 셈이다.

 

체온 36도 2분」은 미히로와 그 일이 있은 유타의 이야기로 형처럼 미히로를 마음에 두고 있지만 형이 먼저 고백을 해버리는 바람이 그 마음을 숨겨야 하는,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미히로를 붙잡고 싶어하는데 자신이 일하는 부동산중개소에 집을 구하러 온 리사와 쇼 모자와 알게 되면서 미히로와 리사 사이에서의 심리적 갈등을 예고한다. 그리고 그동안 상점가에서 해마다 열리는 어린이 축제에서 형은 미히로의 임신 사실을 발표하는데...

 

별빛 청명한」은 게이스케의 이야기로 유타가 아직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던 때 아버지는 마리아라는 여자와 바람이 나고 이 일은 그의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동시에 아버지를 똑닮은 그 자신도 어떤 의미에서는 마리아 씨를 보고 첫 눈에 반했고,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그녀의 아이가 자신의 배다른 동생이 아님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리아 씨의 조언대로 유타가 미히로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동안 계획대로 살았던 것처럼 계획했던 고백을 해버린다.

 

밤의 팽창」은 유산을 한 미히로가 배란기가 되면서 처음 어쩔 도리가 없었던 때처럼 다시 자신의 변화를 겪게 되고 유혹을 받을 뻔한 상황에서 유타의 도움으로 그 상황을 벗어나지만 그동안 참았던 솔직한 감정을 게이스케에게 말하게 된다. 그리고 게이스케는 떠나버리는데...

 

한여름의 박하사탕」에서는 형이 미히로와 헤어진 것을 알고 이제는 자신의 마음을 확실히 깨닫게 된 유타가 그동안 교제를 하던 리사와 이별하고 형은 오사카로의 전근을 결정한다. 그리고 두 형제는 미히로를 둘러싼 자신들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게 되고 결국 돌고 돌아 유타와 미히로는 마주하게 된다.

 

마지막「빛나라, 샛별」은 오사카로 전근을 간 게이스케의 이야기로, 미히로를 사랑하지만 임신과 관계를 하는데 있어서 문제를 가지고 있던 그녀가 미미라는 화류계의 여행을 만나면서 진심으로 마음을 터놓고 자신의 치부를 인정하는 동시에 위로를 받는 모습이 그려진다. 또한 그 사이 유타는 미히로와 아이를 갖게 되고, 게이스케 역시도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고자 하면서 교코라는 진짜 이름을 가진 그녀와의 미래를 약속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관계들이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진작 그렇게 되었어야 할 관계들이 엉키고 섥혀서 복잡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 사람이 어떤 상황인지, 어떤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고 그래서 더 이해할 수 없는게 사실인데 이 책은 왜 그럴까에 대한 답을 다음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서 들려주는 점이 독특하고,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이 행한 일들은 마치 짝을 이루는 다른 인물을 닮아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움을 자아낸다.

 

결국 주인공들은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때로는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지만 그래서 한편으로는 현실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도 있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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