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람의 시간
김희곤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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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광고의 카피처럼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을 때가 분명 있을 것이다. 현실이 주는 책임감에 어떻게든 꾸역꾸역 하루를 살아가지만 진짜 내가 하고 싶은건 따로 있는것 같고 그래서 할 수만 있다면 당장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지는 삶의 권태로움을 누구나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일상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고 많은 책에서 이야기하고, 그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으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가끔 우리는 평생을 살아갈 동안에 단 며칠 만이라도 일상을 벗어나고 싶어 한다. 그렇기에 할 수 있는 용기가 없든, 두려움 때문이건 간에 떠난 이들의 이야기는 부러움과 놀라움을 동시에 자아낸다.

 

『스페인, 바람의 시간』은 어떻게 보면 더 심각할 수도 있는 '숨 쉬는 것마저 권태로웠던 순간'에 스페인으로 떠나버린 한 건축가의 은밀한 여행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물론 건축가라는 직업에 뭔가 일반인들과는 다른 무엇이 있었으니 가능하겠지라는 생각도 없진 않지만 이미 국내에서는 『스페인은 건축이다』,『스페인은 가우디다』로 국내 독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린 건축가인 저자가 기존의 책과는 달리 첫 여행 산문집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꿈꾸고 때로는 계획하지만 시도하지 못했던 답답하고 권태로운 일상에서의 탈출을 선보이고 있다니 누군가는 이 책을 통해서 대리만족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며, 또다른 이들은 저자의 행동에 용기를 얻어 그동안 생각만 하고 있던 것을 과감히 실행에 옮길지도 모르겠다.

 

 

책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묻어나는 스페인의 다양한 모습들이 소개된다. 지극히 대중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지극히 개인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결코 남들에게 하기 쉽지 않았을 개인사와 가정사를 담담히 담아내면서 어떻게 보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스페인으로의 탈출을 통해서 낯선 곳에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익숙한 감정들을 되찾으려 한다.

 

스페인의 산천을 돌아다니면서 그곳에의 경험과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는 점도 아마 전작과는 차별화된 스페인의 매력을 만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재미있게 그리고 의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였던것 같다.

 

삶의 권태를 느끼지 않고 매 순간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살 수 없기에 그 시기를 자신이 잘 아는,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무사히 보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분명 저자는 그 방법을 찾지 못하는 다른 이들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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