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아버지
김호경 지음 / 북캐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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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아버지』는 『비열한 거리』,『명량』,『국제시장』등의 스크린 소설을 집필하고 여행기를 선보인 김호경 작가가 등단 18년 만에 처음으로 소설 1편(「남자의 아버지」)과 스토리텔링 2편(「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장그래의 피자」)을 모아 엮은 책이다. 작가는 이 책을 쓴 이유에서 '시간이 나와 내 인생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음을 깨달았기 때문이고, 이 세상의 많은 남자들과 그 아버지에게 얽힌 질기고도 서글픈 인연을 저버릴 수 없기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게다가 스토리텔링 2편의 경우에는 자신이 실제로 겪은 일들이라고 하는데「남자의 아버지」가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면 나머지 2편의 스토리텔링의 경우에는 한편으로는 씁쓸하고도 차별에서 오는 아픔을 느끼게 하지만 그래도 조금의 희망을 보여준다.

 

「남자의 아버지」는 40대 중반의 태형이라는 인물이 작은누나로부터 아버지가 위급하다는 전화를 받고 고향집으로 가면서 대학 1학년 시절 교양국어의 노교수가 이야기한 '로드로망'을 떠올리면서 시작한다.

 

뛰어난 성적으로 여자 판검사가 될 것이란 명성이 자자했던 두 누나에 비해 늦둥이 외아들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자신에게 그 어떤 사랑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태형은 고향으로 가는 길에 어린시절을 회상하는데 미대에 가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권유대로 공대를 가서 건축사무소에서 일하며 결혼을 한다.

 

그리고 판검사가 될 것이라던 큰 누나가 도자기공예를 한다는 반건달과 결혼하고 작은 누나는 고향에 내려와 중학교 교사가 된다. 태형은 직장에 다니면서 틈틈이 그림을 그려 특선도 하고 뒤로는 여러 상도 받는데 그사이 큰누나는 반건달 매형과 이혼하고 사업을 한다며 부모님이 사시는 고향집을 경매에 넘어가게 하고 결국 이 일로 가족들과 틀어져 8년 째 고향에 가지 않았던 것이다.

 

다행히 아버지는 노환으로 곧 퇴원할 수 있었고 그동안 늙으신 부모님을 만나게 된다. 태형은 고향집 책장에서 발견한 아버지의 비망록에서 아버지가 40년 가까이 써온 일기를 읽게 된다. 두 누나들과는 달리 자신에겐 애정이 없다고 생각했던 아버지의 진짜 모습이 일기장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고 아버지가 큰누나를 태워 등교를 시켰던 자전거에서 아버지의 바람과 사랑, 그 모든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는 국수집을 운영하는 '나'는 동네에서 칠순이라 불리는, 사람들로부터 무시를 당하는 여자가 자신의 가게로 오자 국수 가격을 지불할 돈이 없지는 않을까 다른 손님들이 불편해할까봐 걱정하지만 그녀가 남편을 기다린다는 말에 결국 물을 대접한다.

 

하지만 금방 올 것 같았던 남편은 오지 않고 결국 몇 시간이 흘러서 도착한 남편이라는 사람은 사람들이 말하는 '빙충이 같은' 모습이였다. 그때까지 마음이 편치 않던 나는 그들이 나누는 서로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오히려 자신의 그렇지 못함과 그들을 오해했던 마음에 부끄러워지는데...

 

「장그래의 피자」는 주인공이 한 건설회사 면접에서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다는 뻔한 질문에 다른 4명의 지원자 모두가 뻔한 대답을 하던 중 자신에게 그 질문이 주어지자 본인도 모르게 “…고르곤졸라 피자를 직원들과 함께 먹기 위해서 입니다.”라고 말해버린다.

 

비정규직으로 지하 물류창고에서 일하던 주인공은 어느 날 사무실에 물을 마시러 갔다가 사무실 직원들이 고르곤졸라 피자를 먹고 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서로가 아주 어색해져버린 그 일은 앞으로도 비정규직인 자신과 사무실 직원 간의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어쩌면 그들에게 포함시켜주지 않는 일들을 겪으면서 정규직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고 고르곤졸라야말로 자신이 그동안 겪었던 비정규직으로서 당했던 설움과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던 많은 일들의 입었던 표상같았던 것이다.

 

이야기들은 한편으로는 서글프고, 안타깝기도 하지만 세 이야기 모두 비교적 행복한 결말을 보인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이야기 다소 비현실적인 결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는 점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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