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나라의 앨리스] 인터넷은 당신이 남긴 모든 것을 절대 잊지 않는다! (스포일러 포함)

인터넷 나라의 앨리스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38
안트예 스칠라트 지음, 이덕임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4년 6월

얼마 전 '사이버 장례식'을 한다는 말을 인터넷 기사를 통해서 본적이 있다. 말 그대로 살아 생전 자신이 남긴 기록들을 삭제해 주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인터넷 활동이 활발한 요즘 이제는 자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예전 자신이 남겨 놓은 글들을 때로는 자신을 옭아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인터넷에 올리는 무수한 글들을 통해서 자신도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자신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솔직히 너무 무섭다. 그런 글들을 모아서 자신에게 어떤 해코지를 하려 한다면 그것도 충분히 가능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요즘은 각종 SNS를 통해서 자신의 신상에 관련된 정보들을 쉽게 보여주게 된다.

그런 활동을 통해서 주목받는게 좋고, 그것으로 인해 어떤 만족감을 갖기에 계속 그렇게 하게 되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게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면 분명 조심해야 할 일이다.

이 책속에 등장하는 앨리스라는 소녀도 그렇다. 질주하는 리타라는 블로그를 통해서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일들을 거의 폭로하다 시피하면서 비난의 말도 서슴지않는 앨리스는 학교 학생들이 자신의 글을 봐주는 것이 행복하기에 점점 더 인터넷에 자신의 이야기들을 많이 남기게 된다.

하지만 그런 앨리스를 지켜보는 누군가가 있다. 그는 자신을 야레드라 부르면 앨리스에게 점점 더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어느덧 위험성을 느낀 앨리스는 자신이 인터넷을 통해서 한 일들이 심각한 일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런 앨리스를 점점 더 조여오는 그 남자는 앨리스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로 앨리스가 현실에서 에드가라는 친구를 좋아하게 되자 인터넷 속에 가려져 있던 자신의 모습을 점점 더 드러내게 된다.

결국 자신의 행동이 옳다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진행했던 인터넷 활동을 보고 앨리스를 혼자서 사랑하게 되고, 자신의 여자라고 생각했던 야레드라는 남자는 현실의 앨리스 앞에 서게 된다. 하지만 위협을 느낀 앨리스가 자신을 피하자 그 행동에서 배신감을 느낀 그는 앨리스를 실제로 위협하게 되는데...

그 남자로부터 위험한 상황에 놓였던 앨리스를 때마침 나타난 에드가가 구해주게 되고, 야레드라는 남자가 사실은 인터넷에서 앨리스를 발견하게 되었고, 자신의 망상속에서 연인으로 착각하게 되면서 점점 더 그녀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어릴적 뚱뚱하고 붉은 머리 때문에 아이들로부터 놀림을 당했던 그는 인터넷 세상을 통해서 자신이 사랑하게 된 소녀들을 스토킹 하다시피 한 경험이 이미 몇 차례 있었고, 우연한 기회에 앨리스의 학교에 관리인으로 일하게 되었던 것이고, 앨리스의 집 주변에서 살고 있으면서 그녀를 인터넷 상에서 그리고 현실에서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앨리스가 아무런 망설임없이 올렸던 글과 사진들이 인터넷에선 이렇게 받아들여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앨리스는 드디어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고 예전에 자신이 남겼던 것들을 남자친구인 에드가를 통해서 점차 삭제해 간다.

이 책은 이처럼 우리가 크게 문제시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는 인터넷 상에 남기는 기록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어떨지 몰라도 악용하고자 한다면 충분히 그럴수도 있다는 점에서 글을 남기거나 사진 등을 인터넷에 등록할때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끝으로 이 책이 청소년 문학이라는 점에서 책의 말미에는 독서지도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보면서 읽었던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해 봐도 좋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