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의 비밀 학교 - 이 세상 최고의 용기는 용서다
권타오 지음, 오승민 그림 / 내인생의책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학창시절 처용과 관련된 이야기를 배웠던 기억이 난다. 늦은밤 집으로 돌아 온 처용의 눈에 아내와 다른 남자가 함께 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에 처용은 화를 내기는 커녕 노래를 불렀다는 이야기다. 이에 감동을 받은 그 남자는 본래 역신이였는데 처용에게 용서를 빌고 앞으로 처용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집에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유래되어 사람들은 처용의 얼굴을 그려서 문앞에 붙여 화를 피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이것이 부적의 유래라는 말도 들어 보았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나에게 잘못한 사람을 아무런 화를 내지 않고 그냥 흘려 버리기란 누구라도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처용은 했고, 이에 역신은 감동을 한다. 자신의 아내를 범하는 역신마저 용서를 하는 처용이라니, 보통의 사람이라면 소리치고, 화를 내면서 때릴수도 있을것 같다. 그런데 처용의 의연함(이라고 해도 될지...)에 역신은 오히려 놀라고, 그 모습에 두려움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듯 처용 설화가 보여주는 미덕이 용서라는 것은 알 것이다. 현대적으로 볼때 모두가 과연 처용의 행동에 공감할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그런 처용 설화에 판타지를 더한 책이 있으니 바로『처용의 비밀 학교』인 것이다.

 

도깨비이면서도 겁이 많은 달걀 깨비가 엄마가 돌아가신 후 이전까지와는 다른 용감한 깨비가 되기 위해서 지리산 숲 속에 있는 처용 샘이 도깨비들에게 용기를 가르치는 비밀 학교에 가게 된다. 그곳에는 달걀 깨비와와 같이 자신들의 모습에 놀라 비명을 지르는 상황이 될만큼 겁 많은 도깨비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런 도깨비들에게 처용 샘은 자신들이 두려워했던 것들과 맞서는 기회를 통해서 점점 두려움과 겁으로부터 벗어나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예전에 라디오 방송에서 결벽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러운 것을 만지게 하는 연습을 시킨다는 말을 들어 본적이 있다. 이 책도 분명 그런 의미와 일맥상통하리라 생각한다. 두려움 때문에 당당히 맞서지 못한다면 우리는 언제까지나 그것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씩 두려움에 맞서는 연습을 한다면 어느 순간에는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그 대상에도 아무렇지 않아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