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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
히구치 타쿠지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
제목만 보면 상당히 황당하고 발칙하고 위험한 발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는 주인공의 사정을 들어 보면 그 진심이 엉뚱한데도 마음이 아프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김정현 작가의 <아버지>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주인공인 아버지는 어느날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는다. 그런데 이 암이 발견하기도 어렵지만 고치기는 더 어렵다는 것을 읽었는데 그 병을 <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의 주인공 미무라 슈지 역시도 췌장암 진단을 받고 앞으로 6개월을 살 수 있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다.
그런데 슈지는 보통의 암진단을 받은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슈지는 경력 22년차의 베테랑 방송작가다. 본인 스스로도 인정하듯, 그가 담당한 프로그램은 모두 버라이어티다. '유익' 보다는 '즐거운' 쪽이 훨씬 많은 프로그램들이다.
그런 그는 아내에게 어떻게 말할지를 걱정하는 동시에 앞으로 남겨질 아내와 아들을 위한 결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린다. 그것은 바로 아내에게 남편이자 아이에겐 아빠가 될 사람을 구해주는 것이다. 아내와 결혼할 남자를 찻는것, 그것이 마치 지상 최대의 과제인마냥 분주하게 움직인다.
마흔도 안된 아내, 아직은 어린 아들을 보면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슬퍼
할 시간조차 아깝게 느끼며, 슬픔을 택하기 보다는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는 작가의, 주이공 슈지의 의지가 어느 정도 반영된 행보가 아닐까 싶기도 다. 또한 췌장암과 시한부 6개월이라는 진단을 받은 당사자보다 아픔이나 충격이 더한 사람이 있을까하는 생각과 본인이 겪는 그런 감정들을 가족에게 만큼은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방송작가라는 직업을 십분 발휘한 그의 인생에서 있어서의 마지막 기획은 그가 가족들의 간호를 받으며 눈을 감는 순간 성공한 듯이 보인다. 하지만 그 이후 밝혀지는 진실은 또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아내를 위해서 남편감을 찾는 남편과 그런 남편을 위해 그의 계획에 동참해 주는 아내.
떠나는 남편도, 남겨진 아내도 참 마음 아프고, 서로를 위하는 마음에서 감동 이상의 것을 느끼게 되는 책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