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달리는 스파이들 바다로 간 달팽이 8
사카키 쓰카사 지음, 김미영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밤은 확실히 낮과는 또다른 느낌을 선사하는 시간이다. 요즘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곳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그래도 밤이 되면 뭔가 또다른 세계가 열리는듯하다. 이전에도 밤시간대를 좋아했지만 엄마가 되고 낮동안은 정신없이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낮과 다르게 유독 조용해지는 밤이 참 좋아진다. 그래서인지 각기 다른 성향과 모습을 지닌 조, 게이지, 기, 붓치가 우연히 '밤'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네 명의 아이들이 밤과 가장 잘 어울리는 천문부에 지원한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남녀공학 고등학교의 천문부는 이들 넷이 유일한 기수이고, 이들이 천문부에 들어오게 된것은 아무런 간섭도 없을 것 같고, 특별히 할 일도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건 그들이 가진 각자 다른 사정이 그들을 천문부에 지원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어리다는 이유로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했거나, 삶의 방황을 하고 있거나 자신의 의견이 무시되는 상황과 가정 폭력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등이 계기가 되어 아이들은 스파이가 되기로 결심한다. 밤이라는 어두운 현실이 마치 아이들의 상황을 대변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속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이 스파이가 되는 것이였나 보다.

 

저 나름대로의 상처를 간직한 아이들이, 스파이 활동을 통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추리일지도 모르겠지만 아이들은 그곳에서 점차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를 알아간다. 그러면서 삶이 좀더 즐거워지는게 아닐까 싶다.

 

우울해질수도 있지만 그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점도 이 책의 재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아이들이 보여주는 추리라는 것도 나름대로 흥미로우니 여러모로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한우리 서평단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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