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와 나 아이스토리빌 14
실벤느 자우이 지음, 김영신 옮김, 이영림 그림 / 밝은미래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피노자라는 제목속 단어만 보면 뭔가 철학적이고 고상한 이야기가 나올것 같지만 표지를 보면 우람한 팔뚝에 장미 문신이 그려진 얼굴을 알 수 없는 남자가 나온다. 게다가 남자는 몸에 어울리지 않는 앞치마를 메고 있다. 과연 '나'라는 아이와 스피노자는 무슨 관계일지 제목과 표지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되는 책이였다.

 

그런데 이 책이 특별한 이유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프랑스 초등학생들이 직접 뽑는 문학상인 크로노상 수상작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읽어 본 바에 의하면 마치 한편의 만화 영화를 보는 듯한 재미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춘기를 겪는것은 프랑스 아이라고 해서 다를것이 없는 것처럼 열네 살 '나' 사샤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다. 그리고 외할머니가 계시는데 그분은 은퇴한 뒤 외할머니의 부모님이 물려주신 집에서 살고 계신다. 그런 상황에서 사샤는 유급을 하게 되고, 결국 외할머니의 보호를 받게 된다.

 

 

그런 사샤에게는 말할 수 없는 고민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아버지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엄마는 '싱글맘'이고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서 엄마에게 말하지 않는 것은 사샤에게 있어서 불문율이나 다름없다.

 

아버지의 존재가 궁금하지만 물어 볼 수 없는 사샤는 결국 마티아스라는 불량 학생과 어울리게 되고, 점점 더 설적은 나빠진다. 그러다 마티아스 일당과 함께 어울리다 나쁜 상황에 몰리게 되고, 그때 도와준 사람이 바로 사샤의 집 근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스피노자라는 아저씨였다. 스피노자 아저씨는 사샤에게 학교가 끝난 후 자신의 식당에 와서 일을 하도록하는 이상한 계약을 맺는다. 접시 닦고 바닥 쓸고 탁자 닦기 등으로 시간당 10유로씩 주겠다는 것이다.

 

 

그렇게해서 사샤는 그 다음날부터 스피노자 아저씨의 가게로 가게 되고, 계약대로 식당일을 돕게 된다. 그러다 사샤가 공부에 뒤쳐진다는 것을 알게 된 스피노자 아저씨는 사샤에게 공부를 시킨다. 그러던 어느날 두꺼운 책을 읽고 있는 스피노자 아저씨를 보게 되고, 그것이 '바뤼흐 스피노자 저, <윤리학>'이라는 것을 듣게 된다.

 

사람들이 아저씨를 스피노자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아저씨가 이 책을 35년동안 읽고 있기 때문이란다.이후 사샤는 낯설고 이상하게 생각했던 스피노자 아저씨의 사정을 듣게 되는데 아저씨가 열여덟 살때 좋지 않은 아이들과 어울려서 결국엔 감옥에서 15년 동안 살았고, 감옥 도서관에서 <윤리학>이라는 책을 통해서 구원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바뤼흐 스피노자가 라틴어로 쓴 <윤리학>을 아저씨가 지난 35년 동안 번역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리고 평소 같이 놀던 사샤가 학교만 끝나면 어디론가로 가버리자 그점에 불만을 품고 있던 톰은 사샤로부터 사정을 듣게 되고, 나중에는 스피노자 아저씨가 번역한 <윤리학>을 가스파르의 아빠가 일하는 출판사에 몰래 가져가게 되고,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얻게 된다.

 

 

평소 동네에서 평판이 좋지 않았던 스피노자 아저씨였기에 사샤는 스피노자 아저씨와의 엄마에게 숨기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엔 들키게 되고, 엄마는 사샤의 말을 들어주시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엄마에게 결국 아빠 이야기를 꺼내고 엄마는 상처받는다. 하지만 결국 엄마는 사샤에게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해줘야 되는 순간임을 깨닫고 사샤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엄마는 사샤와 함께 가게에 가서 스피노자 아저씨에게 좋지 않게 이야기한 것을 사과한다. 스피노자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사샤네 가족을 점식 식사에 초대하고 가게에서 함께 점심을 먹는다. 엄마는 그 자리에서 그동안 바빴던 보답으로 마케팅 이사로 승진했다는고 이야기하고 그것과 함께 사샤의 진급을 축하게 된다.

 

아빠의 존재를 알았다고해서 사샤의 삶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였다. 여전히 사샤에게 가족은 엄마와 외할머니이다. 그리고 새로운 친구 스피노자 아저씨도 함께다.

 

싱글맘인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그 경우 아이들이 겪는 아픔이나 고민은 어느 나라나 존재하는 것 같다. 이 책에서는 그런 사샤의 경우를 스피노자 아저씨와의 극적인 만남과 둘의 우정을 통해서 무겁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결말 역시도 인위적인 해피엔딩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노력하고 대비하겠다는 당찬 다짐을 보여줌으로써 마음 한구석에 빈자리를 가지고 있던 사샤가 한층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흥미로운 내용과 아슬아슬한 비밀과 슬프지만 결코 우울하지않은 가족사, 그리고 그 존재만으로도 한 몫하는 스피노자라는 인물까지, 왜 이 책이 프랑스 초등학생들이 직접 뽑는 문학상인 크로노상 수상작인지 알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