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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 고종 황제의 그림자 연인
문준성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보면서 살포시 『노서아 가비 : 사랑보다 지독하다』가 떠올랐던건 왜일까? 조선최초의 바리스타가 된 ‘따냐’라는 매력적인 여인이 등장한다는 점도 그렇고, 두 사람 모두 그 당시 혼란한 정치 상황에서 고종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이는 것만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노서아 가비 : 사랑보다 지독하다』도 역사속에서 존재했던 한가지의 사실에 저자의 상상력이 더해진 것이며, 『에밀리』역시도 실제로 1903년 10월 24일 치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 텔레그라프〉지의 전면 머리기사로 ‘필라델피아 출신 미국 아가씨 에밀리 브라운 / 한국의 황후가 되다/1,700만 한국 백성을 신민으로 거느리다’ 가 적혀 있었다고 한다. 올해로 딱 100년 전의 이야기다.
워낙에 고종의 죽음과 관련해서 의구심을 품게할만한 것들이 많다보니 그 당시의 이야기에 이런 신문기사가 실렸다는 사실이 왠지 허무맹랑해 보이지만은 않는것 또한 사실이다. 조선 여인도 아닌, 미국 선교사의 딸이 왕비가 된다는 이 기사는 결국 오보 픽션으로 끝났다고 하지만 왜 하필 그런 기사가 나왔을까?
또한 그 당시로 따져보면 결코 세계속에서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할 수 없었던 동양의 작은 나라의 왕과 결혼한다는 기사는 과연 어떤 경로를 통해서 나오게 되었는지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왕자나 공주에 갖는 환상이 그 어느 나라보다 크다는 것을 안다. 그렇다고는 해도 유럽 국가가 아닌 조선을 상대로 하는 것은 참 묘한 부분임에 틀림없다.
선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언니와 함께 조선으로 들어 온 에밀리는 우연한 기회에 미국과 조선의 이익을 위해서 고종과 교제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일본으로 인해서 그 관계는 지속되지 못한다. 시작은 정략적인 관계였으나 점차 고종의 인간적인 모습을 비롯한 참 모습을 알게 된 에밀리는 그를 일본의 위협으로부터 고종을 지키려고 한다. 그리고 책은 에밀리와 고종의 관계가 그려진다.
21세기에 왠 왕이냐고 하겠지만 현재 영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입헌군주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들이 비록 현재에는 정치 참여는 하지않고 일부에서는 폐지론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그들이 국민들에게 부여하는 상징적인 의미는 분명 간과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누군가가 보기에는 한낱 가십거리로 비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와 관련된 내용이 조금이라도 존재했다 할지라도 분명 흥미거리로 전락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역사 속의 아주 흥미롭고 독특한 사실에서 시작된 이야기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어느 한편으로는 너무 그런 쪽으로 흘러가는게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기에 이 책을 읽는 사람마다 느끼는 감동은 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