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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ㅣ 시공사 베른하르트 슐링크 작품선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박종대 옮김 / 시공사 / 2013년 3월
평점 :
<책 읽어주는 남자> 이후 13년 만에 베른하르트 슐링크가 쓴 신작이라고 한다. 그런데 <책 읽어주는 남자>를 읽어 보거나 영화조차 보지 못해서 <주말>에 대한 이해가 어렵지 않을까, 뭔가 놓치지는 않을까 하는 아쉬움을 간직한채로 선택한 책이기도 하다.
급진적 테러리스트로 살인을 저지른 외르크는 감옥 수감된지 20년 만에 풀려난다. 그런 외르크를 위해서 누나인 크리스티아네는 자유인이 된 첫번째 주말을 동생의 옛날 친구들과 기념하기 위해서 별장으로 초대하게 된다. 20년 전 젊은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들은 강산이 두번도 더 변한 지금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안정적인 삶을 살아간다. 사업가, 변화사, 저널리스트, 교사, 사제 라는 직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친구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크리스티아네의 제안을 받아 들여서 모이게 된 것이다.
무려 네 명의 죽이고 20년이 넘도록 감옥에서 수감되었던 외르크의 등장은 겉으로는 그의 자유를 축하할 뿐, 그 내면이 결코 편안치만은 않다. 그리고 외르크와 그의 친구들의 세대가 지나가고 그 이후의 세대들이 그들을 바라보는 모습 또한 이 책은 그려내고 있다.
20년 이라는 시간 이후 3일의 만남을 통해 보낸 주말이 과연 외르크에겐 어떻게 비춰졌을지 짐작하게 한다.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 온 외르크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살인과 감옥살이를 물어 보는 친구들이나, 테러리스트와의 하룻밤을 보내려하는 울리히의 딸, 그리고 외르크의 아들까지. 그들이 풀어 놓는 이야기는 인간의 삶이 어떤 순간에도 계속 이어짐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이 약간의 미스터리 형식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도 특이할 것이다.
20년 전 급직전 혁명을 함께 했지만 이제는 그것과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다시 만나서 결코 유쾌하지 않을 3일의 시간을 보내게 될 때, 누군가가 자신을 밀고했다고 생각하는 외르크의 생각은 과연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이제는 달라진 사람들과 어떤 차이를 보일지를 읽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묘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