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엮다 오늘의 일본문학 11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마다 서점 직원들 '나오키상을 수상하진 못했지만 가장 팔고 싶은 책'에게 주는 상이라는 서점대상을 2012년에 수상한 책이라고 한다. 게다가 제목도 독특하다. 저자인 미우라 시온이 경우엔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으로 제135회 나오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래저래 대단한 작가의 흥미로운 책이 아닐수 없다.

 

《대도해》라는 사전 만들기에 돌입한 대형출판사 겐부쇼보의 사전편집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의 제목이 왜《배를 엮다》인지는 책을 읽다보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정년퇴임에 앞서서 미리 교수직은 은퇴하고 사전편집부의 고문으로 있는 마쓰모토 선생님, 마쓰모토 선생님의 동반자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함께 사전에 반평생을 받치고 이제는 퇴직하게 된 아라키, 함께 일하는 편집자 사사키, 아라키가 퇴직하기 전에 자신의 후임자로 영업부에서 찾아 온 마지메와 마지메네와는 달리 사전에 대한 열정이 다소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 니시오카까지 그렇게 소수의 사람들이 겐부쇼보의 새로운 사전인 《대도해》를 만들기 위해서 고군분투한다.

 

출판사는 당장의 이익을 더 좋아하는 출판사에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전편집부의 기획이 불만스럽다. 결국 니시오카가 선전광고부로 이동하게 되면서 사전편집부는 위기를 겪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기획된 《대도해》의 편찬이 1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패션지에서 일하던 기시베가 마지메 이후로 정식 사원으로서는 처음 합류하게 되고, 15년이라는 세월동안 마쓰모토, 아라키, 마지메, 사사키와 아르바이트 대학생들, 인쇄회사, 제지회사 등의 열정으로 드디어 《대도해》는 출간을 앞두고 있다.

 

그사이 마지메는 자신이 사는 하숙집에 새로 온 가구야라는 요리사와 결혼하게 되고, 마쓰모토 선생님은 건강이 악화되어 결국 사전이 출판되는 순간을 함께 하지 못하게 된다. 마지메는 자신이 무능력해서 《대도해》의 모습을 마쓰모토 선생님이 보시질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다리게 되기도 하지만 타고난 마쓰모토 선생님이 남긴 편지에 다시 한번 감동 받게 된다.

 

"말은, 말을 낳는 마음은 권위나 권력과는 전혀 무연한 자유로운 것입니다. 또 그래야 합니다. 자유로운 항해를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엵은 배. 《대도해》갸 그런 사전이 되도록 계속해서 마음을 다잡고 마무리해 나갑시다."(p.288)

 

어떻게 모이게 되었든 《대도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단순히 돈벌이를 위한 작업이 아닌, 열정과 자부심을 위해서 보여주는 사전편집부의 이야기는 의외로 흥미롭게 읽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