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 머리 피리 부는 카멜레온
애넷 코르디나 지음, 최용은 옮김, 히스 맥켄지 그림 / 키즈엠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무엇보다도 제목이 상당히 흥미로웠던 책이다. 그리고 아이가 몇 번이고 읽으려고 했던 책이기도 하다. 표지속 그림의 소시지 머리를 하고 굉장히 불쾌하면서도 시크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아이의 사연은 무엇일지 어른인 나도 궁금해지는 책이였는데 내용도 재미있다.

 

 

방학 첫날 엄마의 서두르는 목소리가 루시에게 들려 온다. 배낭에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부모님 모두가 일을 하셔서 방학때가 되면 할머니집에서 부모님이 다시 데리러 오기전까지 머물러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방학에 대한 기대감으로 행복에 부풀어 있을 동안에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루시는 할머니 집을 오가야 한다는 그 사실에 집중하고 있다. 딱봐도 할머니집에 가는게 결코 즐겁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루시는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싫어서일까?

 

 

절대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루시는 할머니를 좋아한다. 하지만 딱 한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부모님이 루시를 데리러 오겠다는 전화가 오면 할머니는 부모님에게 예쁘게 보여야 한다며 루시의 머리를 빗어 주시는데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엉킨 머리카락을 풀고, 부드럽게 쓸고, 손으로 배배 꼬아서 길쭉하고 통통 튀는 용수철 뭉텅이를 만드시는데 그것이 꼭 묵어 놓은 소시지 같다는 것이다.

 

루시는 바로 그 소시지 머리가 너무 싫어서 할머니집에 가기가 싫다. 루시가 혼자서 할 수 있다고 해도 결국 머리는 소시지 모양이 되어 버린다.

 

 

할머니 집으로 가는 차안에서 루시는 생각하고 또 생각하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다. 그렇게 온 할머니 집에서도 루시는 그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마이클 오빠처럼 짧게 자를까?

모호크족처럼 양옆의 머리를 짧게 깎고, 헤어 젤로 가운데 머리카락을 막대기처럼 꼿꼿하게 위로 세울까?

가수의 레게 머리를 만들까?

파멜라 이모처럼 벌집 모양으로 만들까?

스님처럼 머리카락을 빡빡 멀이 버릴까?

 

 

온종일 방법을 생각하던 루시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 있는 비어 있던 손님 방으로 들어 간다. 할머니가 소시지 머리를 만들기 위해서 자신을 부르기 전에 일을 끝마치려고 말이다.

 

 

그리고 얼마 뒤, 부모님이 데리러 오시는 그 시간에 할머니는 루시를 찾기 시작한다. 소시지 머리를 만들기 위한 얼레빗과 솔빗을 손에 드시고 말이다.

 

"루우우우우우시!" "루우우우우우시!" "루우우우우우시!"

 

바로 그 순간 할머니는 말을 딱 멈추고 놀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루시의 쳐다 보신다. 정확히는 루시의 폭탄 맞은것 같은 빨간 머리를. 할머니는 너무 놀라 제대로 말씀조차 하지 못하시고 앉은 자리에서 루시를 배웅하게 된다. 손님방에서 빨간 가발을 발견한 루시는 그것을 쓰고 난생 처음으로 할머니의 집으로 다시 올 것을 기대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나름 귀여웠던 통통거리는 소시지 머리가 너무 싫어서 자신만의 계획을 세웠던 루시의 모습이 절박해 보이기까지 하면서 재치있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할머니의 낙이였을지도 모를 소시지 머리 만들기를 더이상 볼 수 없으니 누군가는 아쉬워 할지도 모르겠다.

 

 

루시의 소시지 머리를 보고선 책위에 진짜 소시지를 올려 놓는 아들 녀석들. 루시가 저토록 끔찍하게 싫어하는 소시지 머리가 아이들의 눈에는 재미난 이야기로 보였나 보다. 만약 자신들이 루시처럼 된다면 결코 재밌지많은 않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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