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는 벽난로에 산다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3
애너벨 피처 지음, 김선희 옮김 / 내인생의책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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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를때 기준을 말하자면 표지와 제목, 그리고 책 뒤에 적힌 소개글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책의 내용을 알지 못하는 경우 제목은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솔직한 선택 기준이다. 이 책은 내용은 잘 알지 못하면서도 제목이 무조건적으로 끌려서 읽게된 유형의 책이다. '누나는 벽난로에 산다'라는 제목의 원제는 'MY SISTER LIVES ON THE MANTELPIECE'이다. 제목만 보면 뭔가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 이 책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

 

국제 정세에 밝지 않아도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는 테러사건들은 충분히 들어 보았을 것이다. 솔직히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참 안정국에 속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오늘도 전세계 곳곳은 테러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2005년 7월 7일 영국 런던 중심부의 지하철과 버스에서 일어난 동시다발 자살 테러 사건으로 알려진 '런던지하철테러사건'이 나온다. 오전 8시 40분 런던 중심부의 3개의 지하철역과 1대의 2층버스가 테러를 당한 사건으로 56명 사망, 700여 명의 부상이라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 사건과도 상당히 유사한 점을 안고 있는 이 사건은 서유럽에서 일어난 최초의 자살 폭탄테러 사건이라고 한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 슬픔이 어떤지는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상상할수조차 없다. 단지 병으로 인한 이별도 슬플진데 그것이 누군가의 계획된 무차별 테러라면 남겨진 사람들은 과연 그 아픔을 어떻게 견뎌내야 한단 말인가?

 

이 책은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열살 제임스의 가족도 '런던지하철테러사건'으로 누나 로즈를 잃는다. 자식을 잃은 제임스의 부모가 보여주는 모습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아무렇지 않은듯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그 사건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가족들은 모슬렘이 없는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된다. 모슬렘은 모두 테러리스트라는 마음을 갖고 있는 제임스, 그리고 그곳 학교에서 유일한 모슬렘인 수냐. 두 사람은 모슬렘이라는 계기로 적이 될수도 있었지만 열 살 소년 제임스의 시선에 비친 모슬렘 수냐는 모슬렘이라는 이유도 발생되는 차별의 희생자로 보일수도 있었던 것이다.

 

테러의 주범을 생각한다면 희생자 가족들이 모슬렘에 대해서 갖는 마음이 선입견이라고만은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떠나간 사람을 잊지는 않되, 세상과 누군가를 원망하면서 남겨진 가족들의 삶 전체를 어둠속에 가두지는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차별한 테러로 선량한 시민들이 무고한 희생자가 되면서 남겨진 가족들까지도 아픔속에 살아가게 되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들을 열살 소년의 시선으로 그려낸다는 점에서 좀더 의미있게 다가오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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