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최고]

우리 아빠 최고 ㅣ 풀빛 그림 아이 40
로지 스미스 글, 브루스 와틀리 그림, 이윤진 옮김 / 풀빛 / 2012년 12월

『우리 엄마 최고』라는 책을 통해서 우리 엄마가 최고인 이유를 들어 보았으니 이젠 우리 아빠가 최고인 이유를 들어 볼 시간이다. 마치 한쌍의 책처럼 어울리는 책이다. 엄마는 여자니깐 분홍색 책, 아빠는 남자니깐 파란색 책인가 보다. 게다가 색상도 파스텔 톤이라 상당히 부드럽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우리 아빠가 최고인 이유는 뭘까? 그 이유를 알아 보기에 앞서서 표지에 아빠와 아들(이겠지...?)이 똑같은 선글라스를 쓰고 똑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행복해 보인다.  

맨처음엔 수탉이 나온다. 병아리를 간지럼 태우는 아빠는 왠지 아이에게 장난을 거는 모습처럼 보인다. 다음으로는 복어가 나오는데 복어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몸을 부풀리는 모습으로 아기 복어를 웃게 만든다. 그리고 이런 점들이 아빠가 최고인 이유이겠다.

『우리 엄마 최고』와『우리 아빠 최고』 두권을 통틀어서 가장 웃게 만든 장면이 바로 위의 모습인데 가만히 있는 생쥐의 모습에도 앞서는 무서운 표정을 짓는 아빠 사자를 뒤에서 세상에서 가장 용감하다고 표현하는 모습이 정말 재미있다. 그림만 보면 오히려 아기 사자보다 아빠 사자가 더 무서워하는 표정이 말이다. 한편으로는 아이 눈에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용감하게 보인다는 표현이 왠지 부모로서 가슴 뿌듯하면서도 뭉클하게 만는다.

코뿔소의 우람한 몸짓을 통해서 아빠가 힘이 세다는 표현을 하기도 하고, 땅파기의 명수 두더지 부자를 통해서 흙장난이 정말 재미있다는 것을 이야기함과 동시에 그런 것들을 함께 할 수 있는 아빠이기에 최고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위의 그림처럼 카멜레온 특유의 변신을 가지고 아빠와 숨바꼭질을 할 수 있어서 아빠가 최고라고도 이야기한다.

아빠랑 놀이를 함께 할 수 있고, 아빠가 나를 사랑하는 것을 아이가 스스로 느낄 수 있으니 아이 눈에는 자신의 아빠가 최고로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어진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아이의 입장에서 이 책을 보자면 이렇게 놀아주고,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달라는 표현이 될수도 있겠고, 아빠의 입장에서 보자면 내 아이가 이렇게 해주면 좋아하겠구나를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화려하고 거창한 것을 해주기 보다는 자신과 함께 놀아주는 아빠를 아이는 기대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사소하지만 보통의 놀이를 통해서 아이는 아빠를 최고라고 느낄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엄마가 아닌 아빠가 읽어 준다면, 물론 아빠도 힘들고 바쁘겠지만 잠깐이라도 이렇게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