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 없는 꿈을 꾸다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문학사상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일본의 유명한 작품상이라면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나오키상 (直木賞)', '일본 서점 대상' 정도는 알고 있다. 솔직히 어느 것이 더 권위있다고는 말할수 없지만 이 세가지 모두 내가 일본 문학작품을 읽고자 결정할때 참고하는 상이기도 하다.

 

이 세가지 상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있게 보는 것은 바로 '나오키상 (直木賞)' 수상작이다. 이 상을 수상한 작품을 읽었을때 아직까지 실망감을 맛보지 못했던 것 같아 이 문구가 들어간 책이라면 일단 마음놓고 읽는다.

 

그런데 이 책이 바로 그 '나오키상 (直木賞)'을 수상한 책이다. 작년이라고도 말하기 뭣할 정도인 바로 2012년 제147회 수상작이니 이래저래 상당히 의미있는 책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 책에 등장하는 여자들이 바라는 욕망과 행복에 관련된 키워드가 관심이 절로 가는 것들이라 더욱 그런것 같다.

 

총 다섯작품에 등장하는 다섯 여자들은 보통의 여인들처럼 자신들만의 행복을 꿈꾼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그 소망들조차 이루지 못한다. 연애, 결혼, 육아는 이 세상 모든 여자들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것들이다. 잘 하고 싶어도 마음같이 되지 않는 것들이며, 그렇다고 포기하거나 마냥 거부할수도 없는 것들이기에 그녀들의 이야기에 좀더 몰입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특히 결혼과 육아를 우선시하다 보니 정작 자신의 욕망들은 접어둔채로 살아야 하는 기혼자들의 뭔가를 건드리는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여자들에겐 결혼이 살짝 무서워질수도 있겠다. 이제는 기억조차 잘 나지않는 오래된 친구를 우연히 만나 그시절로 돌아가 보는 이야기인 「니시노 마을의 도둑」, 첫 아이를 낳고 육아에 지치고, 혼자서 그 모든 것들을 감당해야 하는 주인공이 너무 안쓰럽게 느껴지면서 아이를 낳아 본 여자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여서 솔직히 더 끌렸던 게 사실이다.

 

어떤 상황에 떠밀려서 낳은 아이가 아님에도, 그 아이를 내가 낳았음에도 엄마도 힘들수 있고, 지치기도 하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가 단 한순간도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는 그녀의 이야기는 진심으로 공감되는 것이다.

 

일상적일수도 있고, 너무나 평범할수도 있는 이야기로 이런 글들을 썼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다. 그 누구라도 꿈꿀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꿈은 우리의 존재이유이다. 그런데 거창하지 않은 그 소원마저 이루어질 수 없는 그 상황에 참 안타깝게 느껴지는 책이라 읽고 난 이후에도 살짝 마음이 불편해지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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