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매화
미치오 슈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일본 공포는 피가 낭자한 무서움이 아니라 은근하고 기괴한 공포를 자아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곱씹어 보면 볼 수록 더 무서워지는 것이다. 특히 현실에서 일어남직한 이야기나 보통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겪은 이야기는 특히 그렇다. 이 책을 꼭 공포나 스릴러라고는 말한 순 없지만 그 밑바탕에 깔린 이야기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평범함을 거부하는 매력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그런 느낌을 갖게 하는 데에는 현재 이야기에 나온 주변 인물이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는 점이다. 이야기에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꺼나 그저 언급되는 정도, 아니면 아예 배경이다 싶었던 사람들이 다음 이야기에는 주인공이 되어서 자신이 겪었던, 결코 쉽게 말할 수 없는 자신 안의 어두운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가슴 속에 감추어 둔 이야기가 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그러나 이제는 말하고픈 이중성을 가진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주인공이 이젠 말하련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 보다는 어떤 계기(주변인물이나 사물, 기억 등)에 의해서 시작되고, 그것에선 한 인간이 살아 오는 동안 겪었던 아픔이나 배신, 고통 등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총 6편의 이야기에서는 모두 나비가 등장한다. 마치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곳곳에 등장하고, 그 나비는 주변인이였던 이의 주인공이 된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 같다. 맨처음 '숨바꼭질'에 나오는 '나' 마지막 '아득한 빛' 주변인물로 나온다. 동시에 마지막 이야기에는 앞서 나왔던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모두 등장하는 점도 특이하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갖고 있는 과거에는 어둠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제는 그것을 극복했다고 볼 수 있고, 자신이 주인공이였던 이야기의 인물이 다음편에서는 주변인물로 등장할때 그 사람의 근황을 알수 있다는 점도 이 이야기가 모두 한 공간, 한 시간에 공존하는 것 같다는 점에서 마치 각각 진행되는 하나의 완벽한 하나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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