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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석가모니는 왕자의 자리를 버렸을까? - 데바닷다 vs 사리푸트라 ㅣ 역사공화국 세계사법정 5
박금표.박선영 지음, 박종호 그림 / 자음과모음 / 2010년 8월
평점 :
역사공화국 세계사법정 다섯 번째 이야기는 석가모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과연 무모하다 싶게도 석가모니를 세계사법정에 세운 이는 누구이며, 무슨 이유로 이번 소송을 진행하게 되었는지 참으로 궁금해지는 책이 아닐 수 없다.
역사니 이번 책도 중학교 사회 1과 고등학교 세계사에 등장하는 내용으로써 각각 책의 어느 부분에 해당하며, 그리고 그 단원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간략하지만 핵심을 파악하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음 페이지에는 세계사법정에서 이야기되는 부분이 세계사의 흐름과 한국사의 흐름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두 개의 연표로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서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소송에선 석가모니를 직접적으로 재판정에 세우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 원고와 피고 두 사람은 처음 들어 보는 인물이다. 원고 데바닷다의 경우 석가모니의 사촌으로 석가모니와 마찬가지로 석가족의 왕자였다. 데바닷다는 석가모니의 제자가 되었지만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석가모니에 대항해 데바닷다 교단을 세워 지도자가 된 인물이다.
피고 사리푸트라의 경우엔 석가모니의 10대 제자 중 가장 지혜가 뛰어난 제자로 사리불(舍利弗) 또는 사리자(舍利子)로 불린다. 석가모니를 직접적으로 소송에 끌어 들이기엔 아마도 좀 무리였을까? 하긴 아무리 감정이 있다고 해도 4대 성인 중 한명인 석가모니를 면전에서 탓하기엔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좀 든다.
사람들은 왕자의 자리를 스스로 내려놓은 석가모니를 그점을 높이 산다. 그런데 자신(데바닷다)도 왕자의 자리를 떠나 석가모니의 제자가 되었는데 사리푸트라를 10대 제자 중 한명으로 칭하고 자신을 석가모니를 배반하고 다른 교단을 만든 악마라고 부르는 것에 명예를 훼손 당했다며 사리푸트라를 고소한다. 배신자로 따지자면 스승을 배신하고 제자 250명을 데리고 석가모니에게 간 사리푸트라가 더하다는 것이 데바닷다의 주장이다.


이 책이 좋은 점은 책의 곳곳에 주석처럼 본문에 해당하는 내용들이 적혀 있으며, 각종 자료들이 소개되어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원고의 주장을 듣거나 피고의 변론을 듣기 보다는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와서 그 당시의, 그리고 그때의 상황들에 대해서도 읽을 수 있고, 읽는 이가 마치 국민참여재판의 일원이 되어 이 재판에 참여하는 느낌이 든다.

나의 그런 생각은 판사의 판결문이 나오기 전에 등장하는 독자를 위한 백지의 판결문에서 맞아 떨어진다. 이 책을 읽은 사람으로서 그렇다면 당신은 이 재판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는지, 원고와 피고의 주장 중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 줘야 하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원고의 정신적 피해 보상과 명예 회복에 대한 청구는 결국 기각된다. 그러한 판결 이유에 대해서는 주문 아래에 자세히 적혀 있다. 진리를 탐구하고 해탈하기 위해 더 나은 스승을 찾은 것으로 보이기에 사리푸트라에 대한 청구 내용이 기각된 것이다.
읽다보면 각자의 주장에 끝없이 빠져드는 느낌이 든다. 역사적이고 사실적인 근거와 실존 인물들이 증인으로 나오기 때문에 세계사법정에 더욱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고와 피고의 법정 공방은 흥미롭다. 그리고 상당히 진지하다. 그래서 재미있고, 그 재미 속에서 세계사를 알 수 있기에 좋은 구성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