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48 걸스 - 꿈꾸는 악동들의 초상
나라 요시토모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아트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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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요시토모(奈良美智 / ならよしとも / Nara Yoshitomo)

일러스트레이터,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일본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나라 요시토모가 누구인지 모르고 있다가 『아르헨티나 할머니』의 저자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 책을 읽어 보질 못했기에 여전히 내게는 낯선 작가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검색을 통해서 알아 보니 상당히 유명하다. 특히 일본 내에서는 입지적인 인물인 것 같다. 꿈꾸는 악동들의 초상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 속의 48명의 걸스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책을 펼치기 전부터 너무나 궁금했다.

 

 

책의 안쪽 표지에 적힌 저자와 번역자의 프로필이 나온다. 솔직히 김난주라는 번역가를 더 많이 들어 본 것 같다. 일본 문학 작품 중 그녀가 번역한 작품이 상당수이고 그녀가 번역한 작품은 읽었을때 후회되지 않는 만족감을 주기에 낯선 저자의 익숙한 번역가에 안심하는 아이러니를 경험한다.

 

 

 

 

  

 

본격적으로 '나라 48 걸스'를 소개하기에 앞서서 앞으로 나올 '나라 48 걸스'를 4페이지에 걸쳐서 모두 담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자연스레 어떤 소녀가 가장 예쁜가를 찾고 있다. 48명의 소녀들 중에서 단 한명도 같은 모습과 느낌을 간직한 소녀가 없다. 그리고 상당히 독특하다.

 

 좀 불량스러운 5번 NARA GIRL

 

 뭔가 행복한 상상을 하고 있는 것 같은 8번 NARA GIRL

 

 나에게 무엇인가 말하고픈게 있는 것 같은 똑똑해 보이는 12번 NARA GIRL

 

 시크해 보이는듯 하면서도 반항끼 충만한 14번 NARA GIRL

 

어떤 아이는 너무 귀엽고 순해보이기도 하고, 또다른 아이는 너무 반항적이며 때로는 폭력적으로까지 보이기도 하다. 어딘가 졸린듯, 슬픈듯, 기쁜듯, 아픈듯해 보이는 다양한 표정과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알 수 없는 무표정한 아이까지 인간의 감정 표현을 NARA 48 GIRLS에 모두 표현하고 있는 것만 같다.

 

그리고 그 소녀들에 어울리는 글들은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제목이 있기도 하고, 날짜만 쓰여진 경우도 있으며, 아예 무제인 경우도 있다. 한편의 시 같기도 하고, 심오한 독백 같기도 하며, 인생의 깨달음 같기도 한 글들은 아이들의 얼굴만큼이나 매력적이다.

 

 

책의 마지막장에는 『나라 48 걸스』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 나와 있다. 부끄러움이 좀 덜한 것들을 골랐다고 나라 요시토모는 이야기하고 있는데 독자의 마음은 오히려 부끄러움이 더한 것들이 궁금하다. 그런 글들이 그 당시의 나라 요시토모가 생각하고 느낀 점들을 더욱 솔직하게 표현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마음을 가장 많이, 잘 표현하는 것이 눈이라고 생각하기에 유독 크게 그려진 소녀의 눈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아름답다고, 예쁘다고 단박에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상당히 독특하면서도 묘한 매력을 가진 눈의 소녀들이기에 더욱 인상 깊게 남아 있는 것 같다. 너무 예쁘게만 그렸다면 이 책의 가치는 지금만큼 크지 않을 테다. 오히려 나라 요시토모에게서만 볼 수 있는 소녀들이기에 의미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접한 작가의 첫 작품이 상당히 흥미로워서 다른 작품들도 궁금하게 만든다. 언제간 어느 기간 동안을 나라 요시토모의 책을 읽는 날로 만들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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