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삶에게 나이의 힘 8
소노 아야코.알폰스 데켄 지음, 김욱 옮김 / 리수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극과 극은 끌린다고 했던가. 그런 의미에서 볼때 삶과 죽음만큼 양극을 달리는 것 또한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OECD 가입국 중에서 자살률 1위라는 것은 더이상 의외의 결과도 아닐 정도로 우리는 여러 매체를 통해서 죽음과 접해 있다. 당장에는 내 주변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 하기도 하고 결국엔 나 자신도 언젠가는 죽을 것을 생각하면 죽음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흔히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그래도 살아 있는 것이 좋다는 가장 솔직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자의든, 타의든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죽음을 접한다. 특히 자신과 가장 가까운 이의 죽음은 산 자에게도 충분히 영향을 미친다. 이 책 역시도 그런 의미로 접근하고 있다. '생사학(生死學)의 대가 알폰스 데켄 신부와 일본의 작가 소노 아야코가' 주고 받은 편지 형식을 통해서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그리고 그 세계를 다시 돌아 올 수 없겠기에 죽음이란 것이 과연 어떤 것인지, 어떤 느낌인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누군가의 죽음을 곁에서 겪어 본 사람들의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지켜 본 사람에게 그 죽음은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맨먼저 죽음이란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반대로 살아가는 것은 무엇인지를 자신도 모르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바로 이러한 감정들과 생각들을 주고 받으면서 삶의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무엇보다 저자의 경험(두 저자의 편지는 소노 아야코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이 고스란히 적혀 있기 때문에 어느 유명학자가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뜬구름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좋은 이야기는 자신의 경험이다. 특히 누군가와 사별을 통한 아픔에는 때론 감정적으로 변할지는 몰라도 솔직함을 넘어서는 진정성이 깃들여져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 책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누군가를 잃은 사람들에겐 치유의 시간이 될 것이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생소하지만 경험에서 우러난 이야기로 삶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쓴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