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과 소설가 - 오르한 파묵의 하버드대 강연록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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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오르한 파묵(Orhan Pamuk / Ferit Orhan Pamuk)이 자신의 소설 창작 비결을 담고 있느 책이 『소설과 소설가』이다. 그리고『소설과 소설가』의 원제 ‘The Naive and the Sentimental Novelist’는 프리드리히 실러의 “Uber naive und sentimentalische Dichtung”이라는 논문에서 따온 것이란다. 소설을 쓰는 데에 있어서의 자세에 따라서 '소박한' 작가와 '성찰적인' 작가로 나누어진다는 내용이다. 솔직히 아직까지도 오르한 파묵의 소설을 한 권도 읽어 보질 못해서 그의 작품 세계나 작품 성향 등에 대해서 말할 수가 없었기에 이 책에서 소개된 소설과 소설가에 대한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스물두 살까지 화가를 꿈꾸었던 오르한 파묵이 어떻게 해서 소설가가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독학으로 시작해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근원도 알게 될 것이며, 만약 소설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은 현역 작가가 말하는 소설과 소설가에 대한 하버드 대학교 강의 내용이기 때문에 비록 하버드 대학교에는 가지 못했지만 오르한 파묵이 연설한 내용을 오히려 잘 정리된 상태로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위대한 작가들의 소설을 읽었던 순간부터가 소설가로서의 출발점이 되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소설가로서 소설을 쓰면서 느낀 자기자신에 대해서 오르한 파묵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나에게 이 결정은 행복해지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 즐거움이 갑자기 그리고 한 번도 정확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사라졌습니다. 그 후 35년 동안 소설을 쓰면서도 사실 내가 그림에 더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이제는 단어들로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나는 나 자신이 그림을 그릴 때는 더 천진하고 소박하며, 소설을 쓸 때는 더 성숙하고 성찰적이라고 느낍니다. (p.113)' 


아마도 이런 이유 덕분에 우리는 오르한 파묵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것일 테다. 그리고 흔히 소설이 소설가의 경험인가에 대한 물음과 소설의 캐릭터, 플롯, 시간, 단어, 그림, 사물 등에 대한 이야기도 쓰여져 있기 때문에 오르한 파묵이라는 소설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소설가가 어떻게 소설을 쓰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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