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잔해를 줍다
제스민 워드 지음, 황근하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많은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의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적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는 읽는 이로 하여금 좀더 사실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 역시도 작가의 가족이 겪은 경험담을 이야기로 만든 책이라고 한다.

 

솔직히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른다. 하지만 한 해에 오직 한 권만 선정해서 발표한다는 사실과 2011년 315편의 작품 중에서 최종 선택을 받은 책이라는 점에서 작품성은 분명히 인정받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 책이 좀더 유명해진 이유를 붙이자면 어제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9월 시사주간지 타임의 특집 기사에서 그의 책상에 이 책이 놓여 있는 사진이 실렸다는 점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경로로 이 책을 소유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흔히 유명인들이 읽는 책을 테마로 실린 기사를 보면 괜히 더 궁금하고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인 것처럼 이 책 역시도 더욱 궁금해졌다.

 

2005년 미국의 강타한 카트리나의 위력과 그로 인해 피해는 익히 뉴스로 들어 본 적이 있다. 그리고 그 심각성이 어느 정도였는지도 기억이 난다. 이 책은 바로 그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시시피 연안에 있는 (가상의 마을이다.) 부아 소바주에 있는 가난한 한 가정이 카트리나가 오기 전후 12일 동안의 이야기가 쓰여져 있다.

 

가난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하고 보호 받지 못하는 소녀 에쉬는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 오빠들의 무리 중 하나인 매니의 아이를 임신한 것이다. 집안 사정과 본인에 대한 문제만으로도 힘든 에쉬에서 초대형 자연재해 카트리나는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폭풍 전야라는 의미가 절로 이해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 누구라도 카트리나 같은 자연재해에는 무력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평소에도 불우했던 환경이라면 더욱 힘들 것이다. 아버지는 다치고, 오빠는 자신의 유일한 관심이 강아지를 잃어버리며, 에쉬의 비밀은 온 가족들에게 들켜 버린다. 정말 설상가상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모두가 불행해지고 에쉬의 가족은 서로를 탓할 것이란 예상이 든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가족들은 카트리나가 쓸고 간 상황에서 서로의 지붕이 되어 준다.

 

책을 끝까지 읽어 보면 왜 이 책이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을 받을 수 있었는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 책을 선택했는지를 알게 된다. 가난하지만, 그리고 누가 봐도 불행해 보이는 가족 구성원이지만 카트리나의 휩쓸고 간 상처 속에서도 자신들의 상처와 아픔을 보듬어 주는 모습이야 말로 이 시대의 가족들이 잊지 말아야 할 진정한 가족애가 아닐까 싶다. 이것이 바로 『바람의 잔해를 줍다』의 가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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