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 4285km, 이것은 누구나의 삶이자 희망의 기록이다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나무의철학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매년마다 모 기관에서 개최하는 국토 종단을 보면 참 대단하다 싶어진다. 그리고 간혹 보통 사람들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길을 걸어 간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기는 사람들도 있다. 길을 걷는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 기억으로 내가 가장 오래 그리고 많이 걸어 본 것은 학창시절 수련회 가서 8km를 걸은 것이 전부이다.

 

그런데 여기 40km도 아니고 400km도 아닌 무려 4285km를 걸었다는 여성이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가 대략 400km라고 하는데 서울과 부산을 5번 왕복한 셈이다. 상상조차 안된다. 차로 왕복해서 어질한데 그 엄청난 거리를 오롯이 걸었다니 말이다. 책 표지에 보이는 신발이 그녀의 기나긴 여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아버지로부터의 학대, 가난, 가족의 흩어짐, 남편과의 이별... 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힘든 일을 그녀 혼자 모두 겪었던게 아닐까 싶어질 정도이다. 솔직히 그런 우울한 상황에서도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홀로 걸을 생각을 했다는 점에서 먼저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인생의 밑바닥에 놓인 그녀임에도 그녀는 절망하지 않고 스스로 뭔가를 해보고자 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녀와 같은 상황에 놓이기도 쉽지 않겠지만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것이 더 어럽다고 생각하기에 그녀의 4285km의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걷기는 인간 승리로 여겨질 정도이다. 솔직히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처음 들어 보았기에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가 궁금하기도 해서 찾아 보니 그 앞에 붙는 말이 '극한의 도보 여행'이란다.

 

미서부의 태평양 연안 쪽의 긴 등산로로서 남쪽의 멕시코와 접한 캘리포니아 주 부터 오레곤 주를 거쳐 북쪽의 캐나다와 접한 워싱톤 주 까지 이어지는 4,285 km 길이의 등산로서 최고 4009m 높이까지 오르며 25개의 국유림과 7개의 국립공원을 지나가는 실로 엄청난 길이다.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그 길을 그녀는 실제로 걸었다. 온갖 자연 환경과 그 길 자체에서 오는 압박감을 이겨내며 걸었을 그녀의 모습이 책을 읽는 내내 떠오른다. 그녀가 이 길에 처음 올랐을때 그리고 길의 마지막에서 그녀가 느꼈을 두 감정의 변화가 읽는 사람에게도 선사할 것이다.

 

그녀의 길을 함께 걷는 것을 통해서 독자도 그 감정들을 경험할 수 있기에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자아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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