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유머 콘서트 - 탈권위 시대, 유쾌한 소통을 꿈꾸는
정치유머 포럼 지음 / 황금물고기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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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속에 등장하는 대권주자들의 캐리커쳐가 일단 눈길을 끈다. 어딘지 모르게 세 사람이 내세우는 이미지를 잘 표현한 것 같아서 괜시리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절대 비웃음은 아니다. 게다가 세 사람의 뒤로 보이는 조선시대 왕자가 이색적이다. 청와대가 아닌 조선시대의 옥좌(玉座) 뒤로 보이는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를 그려놓은 점도 인상적이다.

 

책의 내용은 어렵지 않다. 오히려 개그 한자락을 통해서 웃으면 그만이다. 말 그대로 부담없이 읽으면서 대통령과 대권주자들에 대한 풍자와 해학을 느끼면 되니 말이다. 만약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그리고 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그래도 화내기보다는 왠지 그냥 웃지 않을까 싶다.

 

터무니없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의 특징, 그들의 행보, 행한 일들에 대해서 잘 꼬집어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웃음지을 수 있는 것일 테다. 거북해서 눈살 찌푸려지지 않는 것도 아마 그런 이유일 것이다. 맞아 맞아 하면서 읽을 것 같은 책이다.

 

솔직히 요즘 정치판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즐거워서 웃게 되는 것이 아니라 어이가 없어서 웃게되는 것인데 이 책은 그냥 즐겁게 웃으면서 읽으면 된다. 왜 그런가 따지지 말고 그냥 편안하게 개그 프로그램에서 정치인들 패러디하는 것 본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저 웃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의 정치판을 제대로 풍자하고 있으니 웃음속에서 비판의식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꼭 그런 의미를 찾아서 읽으라는 말은 아니다. 읽으면 느끼게 될 것이란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책의 내용 중에 재밌는 것을 하나 소개하자면, '대통령 바이러스'라는 것이 나온다. 이승만, 박정희, 최규하, 김대중,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노무현, 이명박 바이러스까지 나오는데 그중에서 전두환과 이명박 바이러스를 보면 다음과 같다.

 

전두환 바이러스

감염되면 바로 하드가 깨진다.

치료 백신도 없다.

모든 파일이 사라지고,

눈 내리는 백담사 전경만 뜬다.

하드 교체하는 데 29만원 든다.

 

이명박 바이러스

프로그램이 다운되며 '공사중' 푯말이 뜬다.

그리고 강물이 지갑으로 흘러들어가는 화면이 나온다.

치료는 오직 형님 백신으로만 가능하다.

영부인 백신도 가능하다는 말도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유사품이다.

 

이외에도 다른 대통령 바이러스도 그 사람이 이룬 업적(?)을 기막히게 묘사하여, 그것이 대한민국 사회에 미친 영향들을 바이러스 효과로 나타난다. 이런 식의 이야기가 유머의 탈을 쓰고 나온다. 그러니 편하지만 생각하는 자세로 읽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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