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발라카이
볼프강 헤른도르프 지음, 박규호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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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모험과 일탈을 꿈꾼다. 매일 매일이 똑같은 지루한 일상에 놓였거나 괴로운 상황에 놓여 있기에 그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든지 말이다. 어떻게 보면 이 책속에 나오는 마이크와 척에게는 둘 다의 상황인지도 모르겠다.

 

풀장이 딸린 집이라고 생각하면 일단 경제적으로 부유해 보이긴 한다. 하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결코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금주 클리닉에 다니는 엄마는 여전히 술을 마시고, 아버지는 여비서와 출장 중인데다가 집은 파산 직전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마이크 자신이 아이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없는 수준이 아니라 존재감이 없고, 학교에서는 문제아로 낙인 찍혀 있다는 사실이다.

 

겉으로 보면 문제아일 뿐인 마이크도 사실 알고 보면 열네 살 그 나이 또래가 겪는 불안이 있을 것이다. 그런 마이크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기는데 그는 바로 형과 단둘이 살고 있는 러시아 이주민 칙이다. 마치 영화 '델마와 루이스'처럼 마이크와 칙은 친구가 되고, 집의 풀장에서 수영이나 하면서 여름방학을 보낼 것 같던 마이크는 발라카이로 지도조차 없이 고물차로 떠나게 된다.

 

칙의 말대로라면 루마니아에 실제로 존재한다고 하지만 어쩐지 그 존재가 의심스럽기 짝이 없는 곳이 바로 발라카이다. 하지만 그런 미지의 세계,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발라카이이기에 둘의 여행이 더 흥미롭고 모험 가득했을지도 모른다.

 

여행이라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여행자를 자라게 하는 것 같다. 마이크와 칙 역시도 발라카이를 향한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들, 겪는 사건들을 통해서 열 네살의 소년보다는 좀더 자란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을 위한 소설이기는 하지만 인생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읽어 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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