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달리다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의 모습은 다양하다. 그것이 사랑이다 아니다에 대한 평가 또한 제각각일 것이다. 그런 것처럼 이 책 <사랑이 달리다>에서는 혜나를 중심으로 혜나의 부모님과 혜나의 오빠들, 그리고 올케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사랑 이야기가 나온다.

 

평균적인 잣대로 본다면 다소 비정상적으로 비춰질수도 있는 이들의 사랑은 그래도 확실히 사랑임에는 틀림없다.

 

현대인들의 모든 사랑을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비교적 현실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는 점도 이 책에 대한 평가를 흥미롭게 한다. 캥커루족이라고 들어 보았는가? 학교를 졸업해 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취직을 하지 않거나, 취직을 해도 독립적으로 생활하지 않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대의 젊은이들을 일컫는 용어이다.

 

비록 이 책에 나오는 혜나와 오빠들이 30대 이상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어느 한편에서 보면 캥거루족이다. 자기 스스로 독립하기 보다는 아버지의 경제력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황혼 이혼을 한 아버지에게서 돈을 얻어 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큰 오빠의 모습은 해학적이기까지 할 정도이다.

 

그리고 큰 올케가 보여주는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은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인물이기에 오히려 친근하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이렇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듯한 콩가루 집안에서 혜나는 남편 성민과도 크게 교감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고뭉치 오빠는 뒷바라지와 다 자란 어른임에도 아버지의 신용카드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이 혜나 역시 좋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자신을 이해해주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을 마음속으로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사랑을 옳다고 말 할 수는 없겠지만 성민과 욱연 사이에 놓인 혜나를  나쁘다고만 말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결국은 몸만이 아닌 마음까지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거쳐가는 지독한 홍역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등장인물들에게 지금보다는 성숙해진 모습을 기대하게 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