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우면 걸어라 - 혼자 떠나는 걷고 싶은 옛길
김영재 글.사진 / 책만드는집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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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걷고 싶은 날이 있다. 목적지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걷고 싶은 그런날 말이다. 하지만 요즘은 그러기도 쉽지가 않다. 워낙에 세상이 흉흉해진 탓도 있겠지만 그렇게 걸을 만한 곳이 없다는 점도 그러하다. 최근에는 갈맷길이다, 올레길이다 해서 걸을만한 곳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새롭게 단장된 길보다 그저 자연이 만든것이 전부인 곳을 걸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혼자 떠나는 걷고 싶은 옛길"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걷기가 될 것 같다. 걷다보면 새로운 것들을 많이 느끼게 될 것이다. 차를 타고 지나쳤다면 말 그대로 지나쳐 버렸을 것들을 걸어가면서 바라본다면 분명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많은 옛길들이 소개되고 있다. 1박 2일같은 유명 프로그램에 나와서 그 인기가 더해진 다산초당으로 가는 강진이 나오기도 하고, 한국의 옛길 역사가 녹아 있는 길이라는 '문경 토끼비리'라는 이름도 귀여운 길이 나오기도 한다. 옛길, 오솔길, 재, 령 등 이름 자체만으로도 옛스러움이 느껴지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최근 끔찍하고 잔인한 사건으로 유명해진 제주 올레길의 깔끔하게 다듬어진 길이 아닌 어느 골목길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하는 '옛 돌담마을 진짜 제주 올레 - 제주 애월읍 하가리'가 나오기도 한다. 볼때마다 신기하기 짝이없는 검은 돌담길은 마치 시간을 거꾸로 돌려 놓은 것 같은 생각마저 들게 하기에 옛길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옛길이라는 말이 다소 오해를 불러 올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결코 시대에 뒤쳐진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푸근하고 편안함으로 현대인들에게 향수를 느끼게 하거나 평화로움을 느끼게 하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요즘같은 때에는 혼자서 걷기에 다소 무서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그길을 걸어 보고 싶을 만큼의 생각이 들게하는 곳들이 책에서는 많이 나온다. 대부분이 조용한 분위기를 가진 곳이라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22개의 길을 직접 걸어 보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내용의 마지막에 지도와 함께 교통, 숙박정보가 나와 있으니 마음을 실행하고자 할때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을 보고 있노라니, 걷고 싶어진다. 그리고 내 마음속의 번외와 잡념들을 그 길에 놓고 지나오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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