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만드는 방법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17
에블린 드 플리허 지음, 웬디 판더스 그림, 최진영 옮김 / 책속물고기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흥미롭고 재밌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이 주어진다. 하지만 누군가는 시간이 없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48시간이 주어진 것처럼 살아간다. 시간을 만들 수 있다면, 그래서 내게 24시간 보다 더 많은 시간이 주어진다면 과연 우리는 그 시간을 2배로 유익하게 쓸 수 있을까?

 

이 책의 주인공 펠릭스는 현재 엄청난(본인에게는 분명 힘든 시간이라고 생각하니깐...) 걱정이 생겼다. 바로 ‘마녀’ 같은 즈베임 이모의 생일을 축하하러 혼자갔다 오라고 엄마가 말씀하신 것이다.

 

"너도 이제 다 컸잖니. 네 나이면 혼자서 다른 사람 집에 찾아갈 줄도 알아야 해."

 

요즘같이 험한 세상에 우리나라 부모님들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테지만(물론 외국도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책이니 그나마 문제없이 이야기가 진행된다고 보면 되겠다) 펠릭스의 부모님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너도 이제 다 컸잖니" 라는 말에는 혼자해야 할 일들과 해서는 안될 일들이 동시에 생겨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 같다. 이런 말들을 듣는 순간이면 더이상 자라고 싶지 않다는 펠릭스의 말이 이해되기도 한다.

 

 

즈베임 이모와의 시간은 펠릭스에게 심심하고 따분한 순간들이기에 어떻게든 꾀를 써서 안가보려고 하지만 결코 쉽지가 않다. 그리고 결국은 펠릭스 혼자 직접 쓴 생일 카드를 들고 찾아 뵙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펠릭스는 시간을 만들어서 이모집을 최대한 빨리 빠져 나오기로 작정을 한다.

 

책에서는 펠릭스가 시간을 만들기로 작정하면서부터 시간의 개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마치 콜라주[collage] 기법을 사용한 것 같은 펠릭스의 작품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시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시간을 만들기로 계획한 펠릭스를 돕는 사람들에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영혼이 등장해서(근데 펠릭스어린데도 무섭지 않은가 보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영혼임에도 너무 자주 나타난다.) 펠릭스를 돕고, 안경사 펩(펩페인) 아저씨도 신비한 이야기를 하면서 펠릭스를 은근히 도와주기도 한다.

   

 

결국 자신이 즈베임 이모네 집에 가야 된다는 결론에 도달한 펠릭스는 계획표 짜서 집을 나서서 즈베임 이모네 집까지 갔다가 그곳에서 괘종 시계를 한시간 빨리 돌려서 시간이 금방 지난 것처럼 해서 빠져 나오려고 생각한다.

 

 

그런 펠릭스의 계획을 도와줄 고양이까지 데려가지만 트램에서 펩 아저씨를 우연히 만나 고양이는 아저씨가 데려가게 되고 펠릭스만 이모집으로 가게 된다. 하지만 당연히 있을거라 생각한 이모가 없어서 찾아보니 펠릭스가 그토록 듣기 싫어했던 괘종시계 밑에 즈베임 이모가 깔려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즈베임 이모를 구하고 괘종시계까지 고쳐놓은 펠릭스는 그 소리가 더이상 싫지 않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모와 함께 지하실에서 농구도 하는데 이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즐거운 시간들이였다. 1시간 빨리 가려던 계획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이모와 즐겁게 농구를 하는 사이에 시간은 훌쩍 가버리고 펠릭스는 이모에게 생일카드를 건넨고 집으로 돌아온다.

 

바쁘면 올 수 없겠지라고 말하는 이모에게 펠릭스는 "저는 시간 만드는 방법을 알아요!"라고 소리친다.

 

그렇게 가기 싫던 즈베임 이모집도 결국 펠릭스가 어떤 마음을 먹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따라 즐거운 방문이 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결국 시간을 만드는 방법이란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시간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이기에 낭비하지 않고 소중히 한다면 결국 시간을 잃어버리지 않게 되고 그만큼 시간을 벌 수 있게 되어서 나에게 시간이 생기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들을 통해서 볼 때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와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시간이 소중한 존재가 되기도 하고, 그냥 물 흐르듯 흘러가서 버려지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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