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보내는 상자 - 믿고, 사랑하고, 내려놓을 줄 알았던 엄마의 이야기
메리 로우 퀸란 지음, 정향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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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그분의 유품을 정리한다. 그러다 어떤 상자 총 10개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박스를 뒤집자 그속에서 무수한 쪽지들이 쏟아져 내린다. 그 상자는 평소 어머니가 언급한 적이 있는 현재에서 무려 20여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어머니의 쪽지가 가득 담긴 갓 박스 였다.

 

메모지, 영수증, 포스트잇 등 다양한 종이에 적힌 내용들은 어머니가 하느님에게 보내는 쪽지들이였다.

 

 

첫번째로 발견한 쪽지는 1986년 8월 7일에 적은 것이다. 다른 쪽지들이 급하게 갈겨쓴 것이라면 이것은 타자기로 깔끔하게 적은 쪽지다.

 

세상 모든 어머니는 공통된 마음을 간직한 것 같다. 자식 걱정, 남편 걱정...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같은 거 말이다. 살아가다가 느끼는 고민과 걱정들을 마치 하느님에게 소원을 빌듯이 그렇게 하나 하나 적어내려간 것이 바로 갓 박스에 담긴 쪽지들이다.

 

갓 박스에 담긴 쪽지들에서는 어머니가 가족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알게 해준다. 어머니가 아버지와 결혼해서 자신들을 낳고 그렇게 살다가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가기 전까지의 거의 모든 기록이 담겨져 있는 이 쪽지들은 어머니와 가족들의 일생을 기록한 것 같다.

 

어머니는 하느님에게 바라고 또 소원하고, 부탁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인다. 얽매이지 않고 매달리지 않는다. 그분의 뜻을 따르는 것이다. 소박한 듯 하지만 세상 그 어떤 어머니라도 바랄 수 있는 것들을 소원하고 있는 쪽지를 함께 읽다보면 나의 어머니는 과연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바라는지를 알게 되는 것도 같다.

 

가족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쯤 종교를 떠나 하느님에게 그 사람의 안부와 평안을 기도해 봤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는 눈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그 사람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그 마음들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하고, 그들이 현재 내곁에 존재함을 감사하게 생각케하는 그런 책인 것 같다. 내 어머니가 만약 나와 우리 가족들을 위해서 이러한 갓 박스를 남겨 두었다면 그것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지고, 함께 할 순 없지만 그분의 사랑을 영원히 느낄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유산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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