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
비프케 로렌츠 지음, 서유리 옮김 / 레드박스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이 흥미로운것은 우리의 삶을 고스란히 반영한 현실성과 우리가 상상했던 불가능한 일들이 실현되는 창조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상상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과거 우리가 하늘을 날지 못하던 때엔 새처럼 하늘을 나는 모습을 상상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봤을, 어쩌면 바라고 꿈꿨을 이야기가 나온다. 입소문만으로 10년 동안 스테디셀러가 된 이유 역시 이 소설이 사람들의 의식속에 자리잡은 욕망을 채워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살아가면서 늘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가끔은(어떨땐 더 많이 있수도 있을 것이다.) 머리속에서 지워버리고픈 기억을 간직할 때도 있는 것이다. 나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든지 아니면 타인들로 인해서 상처받은 일이든지 간에 말이다.

 

만약 지금이라도 초인적인 기술이 발명되어서 자신의 과거를 지울 수 있다면 과연 당신은 어떤 부분을 지우고 싶은가?

 

많은 사람들이 충격적인 일을 겪어 멘탈붕괴를 경험하게 되는 순간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이 모두 거짓이였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이 일이 일어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이다.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이 있을 것이다. 자신의 평생에 지워버리고픈 그런 과거들 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 찰리(샤를로타) 역시 그런 과거를 가진 29살의 철부지라고 봐도 좋을 아가씨이다. 마땅한 직장도 없고, 그렇다고 애인도, 절친도 없는 그런 사람이다. 이 시대의 암울한 청춘의 표상처럼 확실한 미래 또한 보이질 않는다. 그런 그녀가 과거를 지워주는 헤드헌팅 회사에 들어가면서 이 모든 상상이 현실이 되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지우고픈 과거를 지운다고 과연 우리는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마치 그렇게 되기로 약속이나 된것처럼 다시 똑같은 일은 반복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불연듯 스쳐지나간다.

 

책속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뒤섞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들이 재밌게 묘사되어 있다.

 

결국 지우고픈 과거를 가진 자신의 삶이 소중하다는 보편적인 진리를 깨닫게 하기 위한 거창한 장치이기도 하지만 모두가 한번쯤 상상했던 일이 책속에서는 가능하기에 이 책에 더욱 매료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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