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
쉘 실버스타인 지음 / 살림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아낌없이 주는 나무>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희생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책으로서 어릴적 아이들에게 꼭 읽어줘야할 또는 읽게 해야할 고전 중의 고전이기 때문이다. 그 유명한 작품의 작가가 남긴 유고작이 바로 <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이다. 처음 책을 접했을때 왜 제목이 저럴까 싶었던 것이 사실이다. 미리 밝혀 두자면 첫 장에 시작하는 글의 제목이 바로 책의 제목과 동일하고 그림도 같다.

 

핫도그를 주문하면서 "모두 넣어 주세요" 했더니 정말 세상 모든 것들을 담아 줬다는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양념을 다 넣어 달라고 한 건데 말이다. 이 책에서는 총 145편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핏보면 말장난 같기도 한 언어적 유희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작가의 재치있고 위트 넘치는 글솜씨를 자랑하고 있는 책이다. 그리고 나름대로 단순히 재밌는 이야기로 넘기기엔 좀더 생각하게 하는 철학적 되새김질도 해 볼 수 있는 책같다.

 

무엇보다 그림이 상당히 익숙하다. 솔직히 셸 실버스타인의 작품에 대한 경험은 앞서도 말했듯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전무하다. 그럼에도 그림을 보면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본 저자 특유의 날려 그린 듯한 질감을 느낄 수가 있끼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짧은 콩트 같기도 유머 같기도 한 그런 재미난 여러가지의 에피소드 정도로 생각했는데, 역자는 이것을 시라고 적어 두고 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돌아가 되읽어 보지만 그래도 내가 생각하건데, 글을 읽다보면 왠지 작가 자신의 경험담 같기도 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마치 우리들에게 이럴 땐 이렇게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조근조근 해주고 있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짜 있었던 일을 쓴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각각의 제목에 대해 비교적 짧은 글이 간략한 그림과 함께 잘 버무려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어렵고 화려한 미사여구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총천연색의 색감을 사용하지 않은 그저 연필로 쓰윽 그린 것 같은 그림인데도 글을 대변하고 그림을 표현하는 두가지의 어울림이 좋다.

 

뭔가 고집스러워 보이는 작가의 사진을 보면 이 글을, 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그 모습이 상상이 된다. 평범해 보이는 시작에서 왠지 반전의 묘미가 느껴지는 글에서 뻔히 예상되는 결론으로 마무리되지 않는다는 점이 재미있다. 마치 장난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 유머 속에 지혜와 철학이 잘 녹아 있는 것 같다. 표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 독자가 스스로 느끼게 하는 참 재밌고도 묘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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