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30분
나도향 외 지음, 강나루 엮음 / 북씽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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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책을 읽다보면 제목과 내용에서 간극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아마도 이 책에서도 그런 느낌이 들었지 않나 싶다. 처음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30분>이란 제목만 봤을 땐 나에게 있어 가장 행복한 30분은 과연 언제였을까하고 생각해 볼만큼 자신의 추억에서 가장 행복한 사연들을 소개한 그런 책인 줄 알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걸쳐서 각각의 계절에 떠오르는 소재들로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글의 내용을 읽다보면 처음 내가 생각한 의미는 아닌 게 확실해진다. 물론 몇몇 이야기에서는 행복의 이야기들이 소개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그냥 다양한 주제어에 대해 많은 저자들이 자신들의 경험담과 생각을 적어 놓은 그런 사색적, 고백적 에세이같다는 느낌이 더욱 강렬해진다.

 

책의 말미에는 간략한 저자 소개가 나온다. 총 31명의 저자들의 약력이 나오고 있는데, 개중에는 대중들에게 너무나 친숙한 <무소유>의 법정 스님, 소설가 나도향, 시인 피천득, 아동문학가 방정환,<이반 제니소비치의 하루>의 저자 솔제니친, <메밀꽃 필 무렵>의 이효석,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주요섭 같은 분들도 포함되어 있고, 이 책의 글을 통해서 처음 만나는 분들도 있다.

 

책의 장르 구분이 자리관리에 포함되는 것도 책속에 소개된 글들이 다양한 주제어를 화두로 내세워 개인의 마음가짐을 다스리는 내용이 대부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 자신이 인생을 살아오면서 깨달았던 점들을 독자들에게 알려 줌으로써 나름의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들이 각각의 글들에 제목으로 삼고 있는 것들도 상당히 친숙한 단어들이 대부분이다. 어려운 경구를 사용해서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구구절절하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글쓰기를 통해서 독자가 삶에 대처하는 자세를 스스로 알아가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생소한 경험담이 될 수도 있고,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함께 공유했을 법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렇기에 과거에 떠올렸을 추억같은 이야기를 통해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저자가 느꼈을 감성을 함께 느껴 볼 수도 있겠다 싶다.

 

만약 책의 제목만 보고선 이 책을 처음 접했을때 내가 느꼈던 느낌과 생각을 떠올린 사람이라면 다소 의외라고도 할 수 있는 전개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잔잔한 보통날의 하루 같은 그런 담담한 이야기에서 뿜어나오는 나름의 매력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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