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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 가족의 성장일기
심재철 지음 / 문예당 / 2011년 12월
평점 :
하루. 一日. 왠지 여러 감정들과 느낌이 묻어나는 단어다. 보통의 사람들에겐 너무 많은 날들 중에 그저 스쳐지나가는 단 하루. 그래서 별 감흥없는 기억에도 없는 날들을 의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자신의 남은 인생을 하루 단위로 채워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 하루는 누군가의 1년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하루가 아닐까.
맨 처음 이 하루를 만났을 때 난 위와 같은 생각을 했었다. 물론 이 책안에도 그런 이야기들이 나온다. 가족 성장 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은 인간의 생사고락(生死苦樂)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무수한 하루 하루의 일기가 나오지만 결코 의미없는 하루는 단 한날도 없어 보인다.
'우주가 내 품에 들어온 기분'이라는 아이의 탄생을 시작으로 그 우주같은 존재인 아이의 성장 일기, 민중화 운동으로 투옥되어 있을 당시들의 옥중 일기, 투병일기, 그리고 가난과 고통 속에서도 가족 모두의 성장하는 일기까지가 이 책 한권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마치 한편의 가족 드라마를 보는 것 마냥 굴곡진 인생 이야기를 보여주는 그런 책이다.
어떤 이의 아버지로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시대의 아픔에 눈 감고, 귀 막을 수 없었던 민주 열사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고백적으로 담고 있는 책이기에 각각의 입장에 놓여 있는 사람들에게 각각의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보여주는 우주 탄생보다 더 신비롭고 놀라운 하루 하루의 기록들은 부모의 심정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다. 하루 하루 성장해가는 아이의 모습에서 때로는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아이의 아픔에 내가 더 아픈 그런 부모의 심정을 느끼기도 한다.
아마도 저자가 죽음의 문턱에서 생의 끈을 놓지 못한 것도 이런 가족에서 나오는 힘이 아닌가 싶다. 소소한 일상같은 하루들이지만 읽다보면 이 시대의 아픔이 공존하고, 우리네 아버지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 그런 책이다.
고통과 절망의 하루 속에서도 희망의 꽃씨를 찾아 싹을 틔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인생에 대한 희망까지도 생각하게 하는 책인 것 같다. 저자의 독백같은 담담한 글귀가 오히려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에 비록 타인의 하루 하루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결코 남 얘기 같지만은 않은 그런 공감 요소들이 존재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