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치는 밤 읽기책 단행본 9
미셸 르미유 글 그림, 고영아 옮김 / 비룡소 / 200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제목만 보고서는 공포 소설인 줄 알았습니다. <천둥치는 밤>. 공포나 스릴러 소설의 제목으로 딱 어울리는 제목이지 않은가 말이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제목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천둥치는 밤 소녀는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양치를 하고 부모님께 굿나잇 키스를 한 뒤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애완견 피도와 함께 잠을 자려고 하지만 시끄러운 바깥 날씨 탓인지 자신의 머릿 속으로 수천가지의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른다.

 

"도무지 잠이 안 와! 수천 가지 질문이 머리 속에 맴도는 걸."

 

무한의 끝은 어디인가라는 나이보다 성숙한 듯한 철학적 질문에서부터 외계인에 대한 의문들도 떠오른다.

 



 

그리고는 "나는 누굴까?" 라는 궁극적인 질문을 하기도 한다.

 



 

불확실한 자신의 미래의 모습에 관한 질문과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 나아가 만약 그렇다면 자신이 이 넓은 세상에 혼자 남겨 진다면 어떨까하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는 혼자가 된다는 질문에서 더 나아가 죽음이라는 질문에까지 이르게 된다. 과연 "내가 언제 죽을지 미리 알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나 역시도 그 해답이 궁금한 질문이기도 하다.

 



 

삶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처럼 항상 함께이듯이 소녀도 죽음 뒤에 영원한 삶에 대한 궁금증을 질문하기도 한다. 영원히 산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일이 생길까? 하는 그런 질문 말이다. 

 



 

그렇게 수천 가지의 질문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소녀는 어느덧 잠이 들게 되고, 결국은 천둥치는 밤의 무서움은 사라지고 해뜨는 새로운 아침이 밝아 오게 된다.

 

천둥 때문이건, 다른 심리적 요인 때문이건 간에 언젠가 한번쯤은 경험해 봤음직한 상황이다. 아이의 책이지만 어른이 보기에는 전혀 수준이 낮아 보이지 않는 이유도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서 부터 흥미로운 가십거리들, 그리고 인간 내면의 공포와 희망 등에 대한 솔직한 궁금증들을 아이의 입을 통해서 질문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우연히 발견한 책이 가끔은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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