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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지 못하는 남자, 떠나가지 못하는 여자
이지은 지음 / 다인북스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우연은 가끔은 인연을 데려 온다. 남자 주인공 이준과 여자 주인공 지원 역시 우연히 처음 만난 자리에서 각자에게 잊혀지지 않는 첫인상을 남기게 되고, 다소 강압적인 이준의 대쉬로 지원은 이준과 연인관계가 된다. 그렇게 만난 지 벌써 4년째이다.
화려한 여성편력의 이준이 한 여자와 무려 4년을 만나게 되리라곤 이준 자신이 가장 믿지 못했던 일이다. 처음 설레던 감정은 오래된 모든 연인들처럼 익숙함을 불러 온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LK의 차남으로서 촉망받고 상당히 실력파이기도한 건축 사무소 소장인 이준과 거의 명함만 한지 공예가인 지원이다. 기울어지는 집안 만큼이나 개인적인 스펙 역시도 엄청난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이다.
다른 여자들과 달리 지원은 이준에게 얽매이지도 않고, 먼저 다가오지도 않는다. 처음 쉽게 생각하고 평소와 같은 만남일 거라 생각했던 지원이였으나 4년이 지나는 동안 처음보다 불안하고, 둘 사이의 관계에서 아쉬운 사람은 어딘지 모르게 늘 이준 자신처럼 느껴진다. 반면 지원은 그와의 만남을 애초에 끝까지 생각하지 않는 현실적인 마인드의 소유자이다. 그를 사랑하지만 그와의 결혼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되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에 이준에게 있어서 더 담담하고 당당한지도 모르겠다. 그런 지원의 태도가 이준으로 하여금 불안감을 계속 느끼게 하는 요인이라는 것을 지원은 알지 못한다.
그런 둘 사이에 지원의 집 근처에 카페가 오픈으로 새로운 인물인 해준이 나타나게 되고, 지원은 의외로 말이 잘 통하는 해준과 친구가 되고, 평소 소유욕 강한 이준에겐 비밀이 된다. 하지만 그녀에 대해선 이상하리만치 촉을 세우는 이준에게 거짓말을 탄로나고, 둘은 결별의 위기를 겪기도 한다.
지원을 사랑하지만 지독한 사랑에 대한 실패로 망가졌던 형의 모습을 본 이준은 사랑을 믿지 못하고 여자를 믿지 못하게 된 이후 깊은, 진정한 사랑을 못하게 된 경우다.
하지만 지원을 잃는 것이 사랑을 인정하는 것보다 더 큰 충격임을 스스로 깨닫게 됨으로써 둘은 우여곡절 끝에 사랑의 결실을 이루게 된다.
보통 이런 로맨스 소설의 경우 남자 주인공의 매력도와 두 사람의 러브 모드가 관건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남자 주인공의 상당히 매력적이긴 하다. 우월한 외모와 재벌가의 차남이라는 조건에, 개인적인 능력까지 말이다. 싸가지 없는 듯하지만 정작 자신의 여자에겐 충실하고, 적당한 소유욕까지. 말 그대로 딱 소설 속 주인공인 셈이다. 그리고 여자 주인공 역시 멋있다. 잘난 남자 주인공의 모든 스펙에도 당당하고, 남자에 자신의 인생을 좌지우지 되도록 내맡기지도 않는다.
차도남과 시크녀의 러브스토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