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이 8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날의 기분이 어땠는지, 이젠 정확히 기억도 않나지만 그래도 나 역시 수능 세대였고, 초조와 긴장 속에서 하루를 보냈던 사실은 떠오른다. 흔히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들 하는데, 우리나라이 대입수학능력시험은 어찌된 것이 주기적으로 그 내용이 바뀌는 실정이니 아이들이 참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러던 차에 어느때부터인가 사교육을 없앤다고 들이댄 것이 EBS 교육방송을 연계한, EBS 교육 방송의 내용을 대입수학능력시험에 내겠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순식간에 EBS를 교육계의 강자로 떠올림과 동시에 아이들에겐 또다른 대입수학능력시험 전략을 짜게 만들도록 하였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EBS는 일약 대입수학능력시험계의 독과점 업체로 등극한다. 이런 문제들을 제쳐 두고서라도 매해마다 대입수학능력시험에서 EBS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점차 거듭 반복되는 EBS의 문제점들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책의 시작도 바로 이런 문제를 기사화한 연합뉴스 기사를 싣는 것으로 문을 연다. 아마 이 기사 한번쯤은 TV 뉴스로라도 보았을 것이다. 이런 기사 나오면 정작 대입수학능력시험의 응시자인 학생들과 그들의 부모, 일선 지도교사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일까? EBS측은 저작권을 이유로 일부 학원에서 EBS 교육방송 교재를 사용하는 것을 불법화시켰다. 그리고 EBS 방송교재는 전적으로 EBS 방송에서 출판권을 가진다. 그러니 함부로 사용할 수도 출판할 수도 없는 사실상 독점 형태인 셈이다. 그리고 그 유명한 멘트 "이 방송은 방송발전기금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말은 EBS도 예외일 순 없다. 이런 모든 것들을 감안할 때 EBS의 공식 답변은 변명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앞선 시스템에서 돈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되고, 시간이 빠듯하면 인력을 배로 들리면 되는 것 아닌가. 결국 어른들의 장삿속과 교육 당국의 안일한 대처는 우리 아이들의 발등에 운석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이 책에서는 대입수학능력시험의 3교시 과목인 외국어 영역의 문제점을 정말 체계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실제 문제들에 나온 예시문을 그대로 실으므로써 감정적 대응을 배제하고 있으며 가급적이면 객관적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출제 의도, 제시된 문제의 오류, 사용된 어휘의 문제 등등에 이르기까지 실로 자세히 조목조목 문제점들을 거론한다. 일각에서는 저자 개인의 지나친 생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저 저자의 잘난척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공들여 밝히고 있다. 이 책 읽다보면 단 하루의 시험으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라지는 시험 너무 편하게 집필하고 있는 거 아닌가 싶다. 출제 위원들 쉽지 않겠지만 그러라고 위원자리에 앉힌게 아닌가 말이다. 이 책 하나로 우리 교육계가 일벌백계하는 마음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좀 각성을 했으면 좋겠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우습게 여기지 말자. 부서진 외양간 고치지 않고 놔두면 소중한 소 또 잃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느냔 말이다. 부록에서 저자는 대입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하여 <수능 완벽 대비 막판 영어 공부법>을 특강하고 있다. 수능친지 오래되어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알 순 없지만 그래도 읽어 보면 도움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쓰는 동안 저자의 노력이 고스란히 보이는 책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