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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푼젤 - Navie 241
요조 지음 / 신영미디어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내일을 사는 게 꿈인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 절박한 이에겐 오늘하루 살아내는 것이 꿈이자 삶의 목표인 경우도 있다.
라푼젤. 동화 속 라푼젤이 탑 속에 갇힌 채 자신을 구해 줄 왕자님을 기다리는 공주라면, 현실 속의 보컬리스트 라푼젤, 우리는 그 누구의 접근도 허락하지 않는 단단한 요새 같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엄마를 너무 사랑했지만 그 사랑이 집착으로 변한 아버지가 남겨준 건 우리라는 이름과 당뇨병, 그런 아버지의 사랑이였던 엄마가 그녀에게 남겨준 건 창백하리만큼 하얀 피부와 그와는 극도로 대비되는 붉은 입술, 새까만 눈동자다.
우리는 내일을 바라지 않는다. 내일엔, 미래엔 무엇을 하겠다는 꿈도, 목표도 없다. 그저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서 살아내는 것이 최우선일 뿐이다. 자신의 과거와 평생을 가져갈 당뇨라는 미래에 그 누구도 함께 끼워넣고 싶지 않은 것이 그녀의 마음이다.
그런 그녀의 삶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며 기어이 들어 오겠다는 남자 이건.
뛰어난 요리 실력만큼 빼어난 외모로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남자. 그런 진짜 남자가 그녀에게 관심이 있단다. 자신의 누나가 살던 집으로 이사 온 날 처음만난 문간방에 세들어 사는 우리와의 만남은 그저 최악이였다.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무단침입한 것 같은 우리가 못내 성가시던 이건이였건만, 우형이라는 친구와 나란히 앉은 모습이, 그에게 웃어 주는 미소에 욕심이 나기 시작한다.
서른 하나, 스물 두. 9살 차이도 우리를 향한 불편한 호기심을 막지는 못한다.
그녀가 자신으로 인해 행복했으면 좋겠고, 그런 그녀로 인해서 자신이 행복하고 싶다.
'재수없다' 는 그녀의 말이 '사랑한다' 는 말로 들린다는 이건의 우리를 향한 달콤한 레시피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