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감동이었어
정경하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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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남동생의 병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수녀원에 있는 안젤라 고모(수녀다)의 손에서 자란 우경이다.

위로 오빠와 아래로 남동생까지.

보통의 집에서 엄마와 딸은 아기자기한 멋이 있기 마련인데, 어릴 때부터 떨어서 자랐기에 둘 사이는 여전히 데면데면하다.

무려 15년을 그렇게 살았기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우경과 그녀의 엄마 조여사는 서로의 마음과 달리 그 표현의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흉부외과 레지던트 4년자 오빠와, 프리랜서 포토그래퍼인 동생을 유달리 편애한다고 생각하는 조여사 밑에서 우경은 오늘도 외롭다.

더군다나 최근 사귀던 남자가 양다리에 결혼할 사람까지 있었음을 알게 되고 어이없게 실연까지 당한 마당이다.

그녀가 근무하는 세진대학교 농과대학의 사과 과수원에서 야심한 밤 신세한탄을 했던 우경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바로 옆자리에 앉은 황금종마, 후배 하현락이 보았음을 알게 된다.

어린것이 빈틈이 없고, 차도남 그 자체이다. 어딘지 모르게 하현락에겐 거부감이 느껴지는 우경이다.

 

어릴적 부모님의 절대적인 편애로 자라는 형 덕분에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란 현락. 등반 사고로 형을 잃은 뒤 모든 것이 마치 자신의 탓이라고 치부하는 부모로 부터 철저히 버림을 받은 아픈 상처가 있다.

그런 자신을 거두어 사랑으로 보살펴 주신 분이 외삼촌이자 세진대학교의 이사장이다.

자식이 없는 외삼촌은 지속적으로 현락이 재단을 맡아 줄 것을 바라는 중이다. 모든 것에 흥미도 없고, 삶의 의미도 모르채 그저 사라져 버렸으면 하던 때에 그의 가슴속에 들어 온 사람이 바로 우경이다.

누더기 유기견에게 마치 부모에게 버림받은 자신의 모습으로 감정이입이 일어 나고 있던 현락은 버려지고 다친 떠돌이 강아지를 보고 모든 사람이 피할 때 서슴없이 다가가 안아주던 우경의 모습에서 그녀가 그 순간 자신의 마음속으로 들어와 버렸음을 알게 된다.

 

"얜 지금 얼마나 아프겠어요."

 

고작 그 한마디에 그의 겨울같은 마음에 봄이 찾아 온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우경앓이를 그는 서서히 겉으로 들어내면서 오로지 그녀만을 바라는 마음을 우경에게 보인다.

서로의 상처를 서로가 알아 본 것이라는 조여사의 말처럼 둘은 그렇게 서로의 사랑과 신뢰로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한다.

 

차도남 하현락의 무뚝뚝하지만 사랑스러운 말투와 행동이 너무 예쁜 로맨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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