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비틀즈의 음악을 제대로 접한 건 아마도 고등학교 시절 클럽 활동 시간이였을 것이다. 요즘은 학교에서 이를 뭐라고 부르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클럽 활동 시간이라고 불렀다. 그때 내가 좋아하던 국어 선생님이 맡은 클럽이 있었는데, 좋은 음악을 같이 감상하는 것이였다. 교내에서 워낙에 인기있으셨던 선생님이여서 클럽반도 역시도 엄청난 경쟁률을 자랑했었다. 그래서 무려(?) 가위/바위/보를 통해서 들어 간 반에서 조지 윈스턴도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비틀즈의 음악도 접하게 되었다. 그때 들었던 곡 중의 하나가 yesterday다. 지금처럼 가사를 인터넷에서 쉽게 구하기 힘들던 때에 직접 악보를 프린트해 오셔서 가사를 보면 따라 불렀던 생각이 난다. 그때가 그리워 과감히 구매한 CD다. 이 음반은 그들의 싱글 차트 1위 히트곡 27곡을 한장에 모은 명반이다. 그래서 많이 들어 본 곡들이 대부분이다. 간간히 듣고 있으면 절로 몸이 들썩 거리는 곡들도 있다. 나른한 오후 볼륨을 높이고 미친척 흥얼거리며, 몸을 움직이는 나의 율동 음반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스트레스, 우울증을 날려 버리는 음반인 셈이다. 음반은 빨강색 바탕에 나 일등한 곡이야~ 하고 떡하니 자랑하듯이 1일 새겨져 있다. 그래 너 자랑할 만 하더라. ^^ 가수가 노래로 말하듯이 이 음반은 전혀 나무랄 데가 없다. 비틀즈의 명곡, 그것도 1등한 곡들만 모아서 듣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다면, 바로 가사집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불후의 명곡들이라지만 따라 부르고 싶어도 보고 부를 가사가 없다. 왜 음반사는 이 생각을 못 했을까? 처음 이 음반을 보고 당연히 있을 거라 생각했던 가사집이 없어서 적잖히 실망했더랬다. 그것 빼고는 다 좋다. 위의 사진은 각 곡들이 실린 앨범을 소개하고 일등한 기간 등을 자세히 설명해 두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비틀즈의 싱글 차트 1위곡들을 모아 놓은 만큼 좀 더 자세하고 세심하며, 내용을 더 첨가해서 보기에도 만족스럽게 만들어서 재발매 했음 좋겠다. 음악 빼고는 비틀즈의 명성에 조금 부족한 구성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음악은 강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