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 2010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 수상작
에릭 파이 지음, 백선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시무라는 경찰 조사결과 그녀가 무려 1년 가까이 자신의 집 손님용 방의 이불 넣는 미닫이 벽장 속에서 살았던 것을 알려 준다.
시무라는 그녀를 통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
자신은 잘 살아 온 듯 하지만 알고보면 그녀와 마찬가지로 외로운 한 사람이였던 것이다.
과거와의 연결고리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류 속에서 그렇게 자기 스스로를 단절시키고 살았던 것이다.
시무라는 진심으로 그녀의 처지가 이해되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그는 그녀가 처벌받는 걸 원치 않게 된다.
4개월 가량을 실형을 살고 나온 그녀는 그를 찾아간다.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가 왜 그의 집에서 살았는지에 대한 사실을 그에게 들려줘야 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곳은 그녀의 옛집이였다.
어쩌면 그녀가 모든 가족을 잃기 전까지 행복했던 기억 속의 8년을 보낸 추억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서 모든 것을 잃은 그녀가 자신의 과거 속 행복했던, 따뜻했던 그곳을 찾아 간 것이다.
그녀는 그저 따뜻한 공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놀랍도록 기묘한 이야기는 실화이다.
실제 2008년 5월 일본의 실린 기사를 바탕으로 삼았다.
자신이 유년기 시절 살았던 집에서 현재의 집주인 몰래 무려 1년 가까이를 살아 온 58세의 실직 여성의 이야기다.
한편으로 섬뜩하다.
내가 모르는 사이 나의 모든 공간과 나의 모든 물건들을 그녀와 공유한 셈이지 않는가.
실제 시모라는 얘기한다.
"이젠 도무지 내 집에 있는 것 같지가 않아요." 라고 말이다.
자신의 삶에 대해 되돌아 보게 만든 그녀로 인해서 그의 온전한 삶이 파헤쳐 져서 그는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삶으로 살 수 없게 된 것이다.
어쩌면 그 집은 시모라보다 그녀에게 더 어울렸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2칸으로 분리된 이불장 안에서 그가 내는 모든 삶의 소리를 들으며 함께 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을까? 
만약 자신의 부주의로 들키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그런 삶을 살았을까?
그녀의 삶이 서글퍼지면서도 한편으로 그녀는 진정한 삶의 안식처를 찾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정말 순식간에 읽어 내려간 책이다.
처음엔 기묘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는데, 글을 읽어가면 갈수록 서글픔과 외로움이 느껴지는 책이였다.
나가사키에 사는 시무라는 56세의 독신남이다.
가족이라고는 거동이 불편한 나이 많은 아버지와 결혼한 여동생 내외가 전부이다.
그마저도 따로 산다.
결국 시무라는 자신의 집에서 혼자사는 독신남인 것이다.
시무라의 일상은 거의 틀에 박힌 듯한 생활이다.
아침 8시에 출근해서 일정한 시간에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 온다.
다른 동료들과 같이 퇴근 후 한잔도 없다.
시무라는 자신이 다르게 바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시무라의 삶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강박증 환자이리만치 정리된 삶을 살던 그의 일상에 확실히 단정지을 순 없지만 미묘한 변화와 차이가 생기는 걸 어느날 시무라는 감지한 것이다.
처음엔 그저 자신의 착각이나 실수이리라 여긴다.
그러면서 자기 이외에 아무도 없는 자신의 집에 누군가가 침입했을지도 모른다고 여기면서 음료수에 눈금이 적힌 자를 담궈둔다.
다음날 냉장고 속 음료수는 줄어 들어 있다.
확실하다.
누군가 자신이 집을 비운 사이에 자신의 집에 들어 온 것이다.  
시무라는 급기야 집안 곳곳에 비디오캠을 설치하고 회사로 출근해서 자신의 집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부엌에서 움직임이 관찰된다.
여자가 있다.
그녀는 거실창의 햇볕을 감상한다.
시무라는 결국 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경찰은 출동한다.
하지만 막상 그녀가 무방비상태로 체포될 것을 떠올리자 시무라는 집으로 전화를 건다.
하지만 그녀가 받을리 만무하다.
결국 그녀는 잡혀 가고, 진짜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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