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소재의 글을 많이 상상해 본적이 있다. 여자학교에 남학생이 다니는 건 왠지 좀 변태스럽게 느껴지거나 뭔가 사건이 일어날 거라는 기대감은 확실히 없다. 하지만 남자 학교에 여학생이 남장을 해서 다니는 건 확실히 이전 상황과는 달리 뭔가 사연이 있을 거라는 묘한 편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소설의 무대는 남자 고등학교다. 남자 고등학교의 남장 여학생이라...
겉모습은 남학생인 그녀, 김수영.
겉과 속이 모두 남학생이 그, 최민우.
수영은 무슨 사연으로 남장 여자의 신분으로 남녀 공학도 아닌, 주변이 모두 남자인 남자 고등학교를 선택해야 했을까.
초반에는 단지 그녀가 집안의 가업을 이어야할 신분이 되기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남자인 척 한다고 나온다.
그리고 그런 수영과 같은 학교, 같은 반 친구인 최민우가 그녀의 집과 이웃인으로 나온다.
그래서 둘은 등하교를 거의 항상 함께하고 있는 중이다.
민우는 국내에서 알아주는 굴지의 대기업이고, 장차 그가 그 모든것을 물려 받게 될 유일무이한 후계자이기도 하다.
우리의 남자 주인공 민우는 얼굴, 몸매, 두뇌, 집안까지 모든 것이 퍼펙트한 남자다.
아주 약간의 흠을 굳이 꼬집자면 성격이 약간 까칠한 정도라는 것?!
아무리 겉모습을 남자로 꾸미고, 남자처럼 행동하는 수영이라고는 하지만 멋지고 퍼펙트한 민우에게 끌리는 본능적인 여심까지는 무시할 수가 없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숨긴 채 남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수영의 인생이 천지가 뒤바뀌는 상황이 발생한다.
바로 민우가 그녀에게 키스를 하고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 것이다.
남자 대 남자가 아니라 인간 김수영 대 인간 최민우로 끌린다는 그다.
수영이 여자인줄은 꿈에도 모르는 민우는 많은 고민 끝에 결국 그녀를 선택한 것이다.
수영도 자신의 사정상 밝힐 수 없는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음을 받아 들이게 되고, 둘은 아예 친구들에게도 둘의 관계를 밝히며, 의외의 지지를 얻게 된다.
결국 나중에 가서는 둘의 관계를 민우의 어머니도 알게 되는데...
이 소설은 은근히 야하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참 재치있고 가볍게 풀어 나간다.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소재에 대해서 상당히 유쾌하면서 재밌게 이어나가고 있다. 확실히 2권이 기대되는 책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