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우연히 책을 발견하고 그 제목에 이끌려 선택한 경우다.
책 뒷표지의 간단한 줄거리를 보고 잡는 즉시 읽어간 책이다. 책 두께로 보면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이였으나, 읽는 내내 흥미로움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인간 탐욕과 이기주의가 얼마나 극으로 치달을 수 있는지 알게 된 소설이다.
읽는 내내 무고한 토비를 범인으로 몰고 간 진범은 누구일까하고 생각했다.
읽는 동안 말 그대로 반전의 반전이였다. 그리고 이 사람이 범인이 아닐까 싶으면 또 다른 용의자가 떠오르는 실로 긴장감을 한순간도 늦출 수 없는 소설이였다.
수 많은 등장 인물들이 범인인 듯했고, 다 의심스러운 상황이였으며, 또한 동시에 왜 그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인해서 다들 하나같이 그 사건에 침묵하고 동조했는지 궁금했었다.
정말 마지막까지 책에서 손을 놓을 수가 없었고, 사건이 종반으로 치달을 때에는 잠자리에 들어서도 누굴까, 누가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실로 오랜만에 만난 재미난 추리소설이였다.
이 소설을 보면서 나는 문뜩 기욤뮈소가 생각이 났다. 그의 작품에 필수적인 요소로 등장하는 각 등장인물들 사이의 유기적 관계가 이 소설에서도 여과없이 드러난다. 각 등장 인물들은 모두가 두 소녀의 죽음에 연관되어 있어서 그 사건을 중심으로 톱니바퀴 맞물려 있듯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이 자식들의 이익을 위해, 또한 그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그 일이 불법이며, 부조리하며, 부도덕하다는 걸 너무나 잘 알면서도 단합하며, 단결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여준다. 즉, 자기 자신의 이익이 걸리는 문제에 있어서는 그것이 설사 상식의 범주에 벗어난다하더라도 못할 게 없다는 어쩌면 인간의 가장 추악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리뷰에 자세한 이야기를 쓸 순 없다. 못 쓰는 게 아니라 안 쓰는 거다. 만약 내가 자세히 서술한다면 이는 극장에서 오프닝 순간 저 사람이 범인이야 하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일테니 말이다.
너무 흥미롭고, 반전이 있었으며, 인간의 이중성과 탐욕과 이기적인 모습에 또한번 분노하면서 읽었다.
하지만 종국으로 갈수록 느낀 점이 있다면, 작가가 조금 힘들었나 싶었다. 처음의 신선하기까지 했던 사건의 반적적 흐름이나 천부적 소질이 있다고 느꼈던 솜씨가 끝으로 갈수록 왠지 막장 드라마의 소재들의 난무로 끝나버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너무 숨가프게 달려와 놓구선 마지막엔 막 풀어버린 듯한 느낌에 약간의 허무함도 느껴지는 소설이였다.
토비가 무죄일 거라 생각했고, 당연히 뜻밖의 인물이 범인이 될 거라 생각했지만, 마지막은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재밌게 읽어 왔던 만큼 조금 아쉬웠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초반 너무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하고 그 인물들간의 관계가 계속 나와서 혼란스러웠다. 누가 누구하고 친인척인지, 헷갈려서 조금 집중도가 떨어졌다. 아무래도 독일어권 소설은 많이 접하지 않아서 이름이 익숙지 않아서 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작가의 이력을 생각해 볼 때 상당한 작품인 것만은 확실하고, 앞으로의 활동에 기대되며, 기회가 닿는다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 보고 싶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는 추천하고 싶다.